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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3차 구제금융? 그런 일 없다…속내는 '남남 균열'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5-03-03 12:04 송고
스페인의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부 장관(좌측)과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  © AFP=News1
스페인의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부 장관(좌측)과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  © AFP=News1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해 300억~500억유로에 달하는 3차 구제금융을 논의하고 있다고 스페인 경제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관리들은 이를 부인했다.

최근 며칠 동안 그리스와 설전을 벌여온 스페인의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부 장관은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그리스에 대해 3차 구제금융을 논의중이다"며 스페인은 이중에서 13~14%의 비중을 맡게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구제금융은 그리스에 대해 보다 융통성 있는 조건을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협의체) 의장은 이 같은 논의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고, 유로존 관리들도 이에 동의했다. 유로그룹 대변인 시몬 부와텔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3차 구제금융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개혁 이행 조건이 부가된 추가 구제금융은 그리스에서는 거센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긴축 중단을 약속하며 당선된 좌파 성향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27일 그리스가 추가적인 국제 프로그램을 필요할 것이란 루머를 부인했다.

귄도스 장관의 대변인은 이날 늦게 귄도스 장관은 단지 향후 그리스 구제금융 규모에 대한 추정치를 제시하고 스페인은 이에 동참할 것이란 뜻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날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블룸버그통신에 그리스 정부의 국제 자본시장 재진입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하며 "그리스는 이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추가적인 계약을 필요로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즉,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은 향후 가능성 차원에서 얘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귄도스 장관의 발언은 그리스 정부와 스페인, 포르투갈의 정치 지도자 간에 외교 갈등에서 터져나온 공격의 의도를 담고있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FT는 분석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우리는 반대 국가들의 축을 발견했는데,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명백히 정치적 이유로 해서 전체 협상을 벼랑 끝으로 내몰려고 시도했다"고 비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들의 계획은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그리스의 사례가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그리스 정부를 쓰러뜨리려는 것이다"며 스페인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일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지원함으로써 그리스에 연대를 보여왔다고 주장하며 "그리스의 급진 좌파가 줄 수 없는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벌어진 좌절에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라호이 총리의 보수 정부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부상을 예의주시해왔다. 스페인은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독일이 강하게 내세운 긴축을 받아들였지만 치프라스 정부는 이를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로 인해 스페인은 남유럽 국가들의 연대라는 전통을 깨고 나와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을 둘러싼 최근 협상에서 독일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러자 그리스는 유로존의 방침에 굴복했다.

설전이 오고가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대변인은 "유럽의 기준에서 볼 때, 이것은 이례적인 반칙 행위이다. 유로그룹에서 이 같은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상황은?

추가 구제금융이 언급되는 것은 그만큼 그리스 재정 상태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지난달에 유로존과 기존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했지만 당장에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프라스 총리는 유세 기간 동안 내세웠던 핵심 공약 사항들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스 은행권은 정부의 구제금융 연장으로 멜트다운(붕괴)를 피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여전히 세수가 급락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말에는 정부 재원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15억유로의 부채 상환을 포함해 이달에 필요한 자금은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그리스 TV와의 인터뷰에서 "IMF에 대한 상환은 전액 가능하다고 확신하며 네 달 동안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리스가 확보하고 있는 대다수 선택지는 최소 현재로서는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 매입으로 벌어들인 수익 19억유로는 그리스가 약속된 개혁을 마무리했을 때에 지급될 예정이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설정한 150억유로 상한에 도달했기 때문에 단기 채권 추가 발행을 원하고 있지만 유로존은 상한을 올리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데이셀블룸 의장은 탈출구를 제시했다. 그는 FT에 그리스의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가 필수적인 개혁을 제정하기 시작한다면 구제금융에서 남아 있는 72억유로에서 일부를 이르면 이번달에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셀블룸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사항들이 있다. 3월에 그것을 한다면 아마도 첫 분할 지급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기 위해서는 의향이 아니라 (개혁에서)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국제 채권단에 남아 있는 72억달러를 받게 된다. 앞서 지난주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때까지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는 구제금융 연장을 대가로 약속했던 개혁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개혁안 세부 내용을 밝히는 바루파키스 장관은 즉시 이행될 수 있는 6개 개혁안을 유로그룹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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