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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경찰 빈민가서 비무장 흑인 노숙인 사살 파문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5-03-02 15:42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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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노숙인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LA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페이스북에 게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상에는 이날 정오께 한 무리의 경찰관들이 텐트와 쓰레기로 가득한 LA 빈민가 스키드로우 지역에서 남성 1명과 몸싸움을 모습이 담겨있다.

4명의 경찰관들은 노숙인 남성이 땅에 쓰러진 후에도 난투를 이어갔다. 누군가에게 "총을 버려"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경찰관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어 최소 1명의 경관이 남성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영상에서 들리는 총성은 모두 5발이다.
몸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경관 1명이 곤봉을 떨어뜨렸고 이를 주우려는 여성이 나타나자 경찰관들이 그에게 수갑을 채우기도 한다.

남성은 총격 직후 이송된 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 숨진 남성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변 노숙인들 사이에서 '아프리카'로 불린 점에 비춰 흑인으로 추정된다.

배리 몽고메리 LA 경찰 대변인은 LA 도심 샌피드로 거리에서 강도가 발생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목격자들이 이날 사태에 대해 엇갈린 증언을 하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데니스 혼(29)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프리카가 텐트 안에서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가 텐트 밖으로 나오라는 경찰의 명령에 거부하자 전기충격을 가해 그를 밖으로 끌어냈고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로니 프랭클린(53)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목격자는 3~4대의 경찰차에서 내린 대여섯명의 경찰관들이 보도에 엎드려 있는 아프리카를 향해 총을 들고 접근하면서 엎드리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아프리카가 일어나 대항하자 총을 쏜 것이라고 프랭클린은 주장했다.

아프리카가 경찰의 총에 손을 대려 해 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세 길(38)은 "경찰이 '그가 내 총을 가져갔다'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으며 익명의 목격자는 아프리카가 경찰들을 때리고 발로 찬 뒤 총을 가져가려 했다고 전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이나 머피라는 여성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4~5개월 전 이 지역으로 옮겨왔으며 정신병원에서 10년 간 지내다 퇴원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소보로프 LA 경찰위원회 위원장은 "관건은 남성이 실제로 경관의 총을 가져가려 했는지 여부"라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소보로프 위원장은 몇 명의 경관이 노숙자에게 총을 쐈는지를 비롯해 사건의 진위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몽고메리 대변인은 사건 현장 인근에 CCTV가 2대 설치돼있어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 영상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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