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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결코 죽지 않는다"…넴초프 추모 시위에 7만명 운집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5-03-01 23:40 송고
피살당한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모인 시민들이
피살당한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모인 시민들이 "영웅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알려진 넴초프는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강 다리를 걷던 중 차량에 탄 괴한의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 News1 이준규

러시아의 야권 인사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시위에 7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가했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 조직위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리클린은 이날 "현재 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위해 일어섰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시위 참여인원을 약 1만6000여명으로 추산했다.

모스크바 시(市)는 앞서 시위 조직위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시위대의 규모를 5만명으로 한정했다.

모스크바 외에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국내 각 지역과 리투아니아 등 인접 국가에서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모스크바 중심지에 모인 시위대원들은 "나는 두렵지 않다", "영웅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나는 샤를리다"와 이를 본 딴 "나는 넴초프다" 같은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나는 샤를리다'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풍자 주간지 샤를리엡도를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한 후 이들과의 연대감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구로 넴초프는 샤를리엡도 테러에 대해 공공연하게 비판해왔다.

야당인 '정의러시아당' 소속 겐나디 구드코프 전 의원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부패한 정부 권력층은 그들을 향한 어떠한 위협도 허락하지 않는다"며 "넴초프는 그들에게 있어 불편한 가시와도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야권 인사를 겨냥한 분노의 행동들을 막아낼 수만 있다면 이는 러시아를 변화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만일 그렇게 하지 못 한다면 시민 봉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넴초프는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던 도중 흰색 차량에 탑승한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 대통령 직속기관 연방수사위원회는 넴초프가 국내 정치 혼란을 노리고 있는 세력이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그에 불만을 품은 국수주의적 인사, 또는 샤를리엡도 테러를 비판한데 분노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야권 인사인 세르게이 미트로킨은 "넴초프의 죽음을 그렇게 바라본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만일 푸틴 대통령과 다른 정치적 관점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방식으로 처벌받는다면 이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시위가 벌어진 모스크바 중심지를 지나는 사람들 중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몇몇 젊은이들은 "넴초프가 누구냐"며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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