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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하지 않았던 굳은 의지, 이청용 다시 난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2-28 07:11 송고 | 2015-02-28 07:21 최종수정

몸은 아팠으나 정신은 지치지 않았다. 어지간한 정신력의 소유자라면 좌절했을 법한 상황이나 꿋꿋하게 이겨냈다. 지겹게 따라붙던 부상 악령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의지로 묵묵히 자신의 날개를 가다듬었던 ‘블루 드래곤’이 드디어 비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일 크리스탈 팰리스에 입단한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28일 오후 9시 45분(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4-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를 치른다. 어쩌면 이청용이 다시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 경기다.

크리스탈팰리스는 지난 21일 이청용이 복귀 가능한 몸 상태가 됐음을 전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솔라 아메오비와 이청용은 100%의 몸 상태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청용의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이 임박했다. 부러지고 갈라져도 굴하지 않았던 굳은 의지로 이청용이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 News1 DB
이청용의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이 임박했다. 부러지고 갈라져도 굴하지 않았던 굳은 의지로 이청용이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 News1 DB

그리고 27일, 현지 언론은 이청용이 구단 부상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했다. 28일 웨스트햄전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이청용과 이청용을 사랑하는 많은 축구 팬들은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수 있는 상황이다.

2009년 스물하나의 나이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던 이청용은 곧바로 볼턴의 주축 선수로 뿌리를 내렸다. 데뷔 시즌 40경기에 출전하면서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고 이듬해까지 이청용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내부적으로는 누구도 이청용의 자리를 넘보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지 못했던 외부의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이청용은 2011년 여름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정식 경기도 아니었다. 시즌을 앞두고 열린 뉴포트 카운티와의 친선 경기에서 톰 밀러라는 전혀 알지도 못하던 선수에게 악의적인 태클을 당해 다리가 부러졌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런던 올림픽의 꿈도 무산됐다. 그리고 이청용이 없는 볼턴은 2부로 떨어졌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에도 이청용은 볼턴을 저버리지 않았다. ‘2부리거’가 됐으나 팀에 헌신했다. 의리를 지켰고 2013-2014시즌 무려 45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더 이상 볼턴은 이청용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다른 클럽의 러브콜이 있었고, 이제는 이청용을 놓아줘야할 때였다. 그런데 또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에 참가했던 이청용은 단 1경기만 출전하고 대회를 접었다. 오만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또 상대의 태클에 부상을 입었다. 이청용의 오른쪽 정강이에는 금이 갔다. 정도가 그리 심각하진 않았으나 자체만으로도 화가 치밀 상황이었다. 대표팀으로서도 큰 손실이었으나 이청용에게도 분한 부상이었다.

EPL 클럽들과의 이적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답답했다. 이것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았다. 하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는 ‘블루 드래곤’을 택했다. 그만큼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아시안컵에서 당한 부상 이후 6년 같았을 6주를 재활에 매진한 이청용은 드디어 컨디션을 회복, 출격을 앞두고 있다. 당장 풀타임이 아닐 수 있고, 움직임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어쩌면 복귀전이 조금더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다. 부러지고 갈라져도 절대 굴하지 않았던 블루 드래곤. 이제는 진짜 날아오를 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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