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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Talk] 안방극장 동성애, 반전코드 노린 소도구인가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2015-02-28 01:35 송고 | 2015-02-28 10:30 최종수정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특히 미디어라면 변화하는 사랑의 풍속뿐만 아니라 금기하고 덮어두었던 사랑에 대해서도 밝게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성애 역시 최근 미디어가 관심 있게 다루는 소재이다. 하지만 단순히 스토리의 극적인 순간을 위해 일회적으로 쓰인다면 그 불편함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지난 27일 밤 11시20분 방송된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극본 신명진 정수현/연출 김용범 안준영) 8회에서는 태풍(심형탁 분)에게 고백하는 장군(박광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군은 모두가 떠나고 텅 빈 술집에서 잠이 든 태풍을 곁을 지켰다. 그리고 나직하게 오래 전부터 태풍을 짝사랑했음을 고백했다. 장군의 애틋한 고백을 잠든 태풍이 아닌 장군에게 며칠 전 마음을 고백했던 이우리(유성은 분)이 들어야 했다.

드라마 속 동성애 코드가 반전코드로 이용되고 있다. © 뉴스1스포츠 / tvN '칠전팔기 구해라', '호구의 사랑', JTBC '선암여고 탐정단' 캡처
드라마 속 동성애 코드가 반전코드로 이용되고 있다. © 뉴스1스포츠 / tvN '칠전팔기 구해라', '호구의 사랑', JTBC '선암여고 탐정단' 캡처


박광선은 극 초중반부터 유성은과 로맨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유성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박광선이 사실 심형탁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반전의 효과를 높였다.
남녀 사이의 밀도 높은 로맨스가 유지되던 중 사실 사랑의 화살표가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로 이어진다는 설정은 최근 안방극장에 유독 자주 쓰이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역시 도도희(유이 분)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변강철(임슬옹 분)이 게이임을 암시하는 엔딩으로 최근 화제를 모았다. 

변강철은 강호구(최우식 분)에게 기습키스 당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를 가장 예뻤던 사람이라고 되내이며 스토리 속 강렬한 반전을 선사했다.

향후 진위 여부가 어떻게 판가름날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를 논외로 하더라도 동성애 코드를 통해 화제몰이와 반전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JTBC '선암여고 탐정단' 역시 동성애 코드를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학원물이자 추리 드라마를 표방하는 '선암여고 탐정단'에서는 여고생들의 동성애를 전면에 다뤘다. 또 키스신을 방송 장면에 넣으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안방극장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선입견을 깨부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동성애를 소재로 쓴다면 미디어의 긍정적 효과에 힘을 보낼 것이다. 시청자들 역시 변호하는 세태 속에서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한 포용력 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극적 재미를 노린 효과로 동성애 소재가 사용된다면 그 부분에 대한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그간 방송에서 쉽게 다루지 못했던 영역 인만큼 주제가 아닌 소재로 쓰게 된다면 좀 더 배려 깊게 다루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소도구로 쓰일 거라면 차라리 '막장' 소재를 좀 더 연구하는 게 나을 선택이 아닐까.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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