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금호산업 인수戰, 박삼구 VS 호반건설 사실상 2파전 압축

신세계 본입찰 불참…박 회장 일단 유리한 고지
호반건설 자금동원력 6000억 이상, 박 회장 위협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백진엽 기자 | 2015-02-27 16:53 송고
금호산업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News1 민경석 기자
금호산업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News1 민경석 기자

금호산업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호반건설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신세계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데다 채권단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자에게 박 회장에 대한 자금지원을 금지하는 확약서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돼 복잡했던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모습이다.

◇신세계 본입찰 불참…한 시름 던 박삼구 회장

신세계그룹은 27일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신세계는 유통 경쟁사인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본입찰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롯데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광주터미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운영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 사업권 방어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재계는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불참한 것은 호남기업 인수에 따른 지역감정 악화와 박 회장의 경영권은 건드리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보고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신세계라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인수전에서 발을 빼 한시름 돌릴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인수 후보자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은 1895만주 가량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이날을 기준으로 2만6250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5000억원에 육박한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채권단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금호산업 지분은 제3자 공개매각 절차를 거치는데 이때 결정된 최고가격을 박 회장이 받아들이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세계와 롯데가 경쟁할 경우 입찰 가격이 1조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금호산업 인수전이 과열될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자금동원력에 한계가 있는 박 회장에게 보다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박 회장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5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지분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부담은 덜어냈지만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으려면 8000억원 이상의 돈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대상그룹과 군인공제회 등 우호세력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호반건설 컨소시엄 구성 준비…본입찰 참여가 관건
다만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호반건설이 본입찰을 앞두고 우량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이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자금동원력에서는 박 회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3년 호반건설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이 회사의 이익 잉여금은 6000억원에 달한다. 호반건설이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당장 6000억원은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호반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주택사업장에 남은 잔금을 감안하면 최대 8000억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자금력을 갖춘 호반건설이 인수의향서에 우량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현재 호반건설은 몇 개 업체와 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중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되면 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게 된다.

투자은행(IB)업계는 금호산업 인수의사를 내비친 사모펀드에는 대형 기업이 전략적투자자로 붙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인수후보자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 항목에 실제 경영 의지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전략적투자자 없이 금호산업을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표면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이 3파전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 회장과 호반건설 경쟁으로 압축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결국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참여할지 여부가 금호산업 인수전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박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지만 호반건설 변수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aezung2212@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