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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62년만에 폐지…헌재 "성적 자기결정권 등 제한"(종합)

재판관 7명 위헌 의견…"혼인제도 훼손 초래" 2명 반대 의견
2008년 10월30일 이후 처벌 확정된 5000여명 구제 가능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홍우람 기자 | 2015-02-26 15:20 송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2015.2.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6일 형법 241조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9명 중 찬성 7, 반대 2명 등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김이수·강일원 등 재판관 7명이 위헌 의견,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이 합헌 의견 등을 냈다.

 

재판부는 "간통죄 처벌조항은 선량한 성풍속 및 일부일처제에 기초한 혼인제도를 보호하고 부부간 정조의무를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간통헌법상 보장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한다"고 위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회구조 및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간통행위에 대해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민의 인식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록 비도덕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본질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그다지 크지 않다면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전세계적으로도 간통죄는 폐지되고 있다""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형벌을 통해 타율적으로 강제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간통은 일부일처제에 기초한 혼인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유지 보호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간통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소수 반대의견을 냈다.

 

특히 "간통죄의 폐지는 '성도덕의 최소한'의 한 축을 허물어뜨림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에서 성도덕 의식의 하향화를 가져오고 간통에 대한 범죄의식을 없애 우리 사회에서 성도덕의 문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간통죄 처벌 조항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된 이래 6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15.2.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형법 241조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이 없고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만 처벌토록 해 양형이 무거운 편이다.

 

그동안 간통죄에 대해서는 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사생활의 영역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헌재가 간통죄를 놓고 위헌 여부를 심판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가 간통죄 처벌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간통죄로 처벌받은 이들은 재심이나 형사보상 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위헌결정에 따른 소급대상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47조가 개정되면서 제한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개정된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부터 소급돼 효력이 상실된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으로 합헌 결정이 난 20081030일 이후 간통죄로 처벌이 확정된 이들에 한해 재심이나 형사보상 절차가 허용된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2008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간통죄로 기소된 이들은 총 5466명이다.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20081030일까지 간통죄로 처벌받은 이들은 구제를 받을 수 없다.

 

1953년부터 지금까지 간통죄로 처벌받은 사람들은 대략 1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앞서 수원지법과 의정부지법은 헌재에 간통죄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len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