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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정용진, 금호산업 인수戰 '다른 행보 같은 속내?'

시나리오① "롯데, 사모펀드와의 제휴 등으로 신세계와 경쟁할수도"
시나리오② 박삼구회장 위해 신세계 '백기사' - 롯데 '발빼주기'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2-26 12:56 송고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News1
한 곳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다른 곳은 제출하지 않았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임한 유통 라이벌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얘기다.

25일까지 진행된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의향서 제출 결과, 신세계는 의향서를 낸 반면 롯데는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두 그룹이자 금호산업에 관심을 가졌던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두 그룹의 움직임은 접수마감이 끝날때까지 이목을 끌었다.

마감 결과 두 그룹의 행보는 '신세계 참여 - 롯데 불참'으로 엇갈렸다. 마감전까지는 신세계보다 롯데의 참여 가능성이 높게 예상됐다. 롯데그룹은 금호산업에 관심이 있다는 시장의 추측에 별다른 해명이나 부인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금호산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LOI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마지막까지 LOI를 내지 않았다.

반대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접수 마감일 전날 "항공운송업과 유통업의 시너지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호산업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루 후 신세계는 LOI를 제출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두 유통공룡의 행보가 엇갈린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겉보기 행보가 엇갈렸지만 속내는 비슷할 수 있다면서 몇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두 회사 모두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 또 하나는 두 회사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롯데, 사모펀드와의 제휴 등으로 신세계와 경쟁할수도"

첫번째 시나리오는 신세계와 롯데가 모두 금호산업을 인수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에게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와 금호터미널의 주인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금호아시아나를 가져가게 되면 면세점과 항공사, 유통업과 물류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터미널도 유통업체에게는 매력적인 카드다. 특히 신세계는 광주신세계 부지를 금호터미널로부터 20년간 5000억원의 보증금을 내고 장기 임대했다.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광주신세계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보증금도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신세계만큼은 아니지만 롯데에게도 금호터미널은 눈독을 들일만한 매물이다. 과거 인천터미널 부지 경쟁 등에서 보이듯 롯데와 신세계는 현재 부동산 경쟁을 하고 있다.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을 출점하기 위해 목 좋은 부지가 있으면 서로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따라서 롯데가 금호터미널을 손놓고 신세계에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미 금호산업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와 미리 이야기가 돼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마감시간까지 늦춰달라면서 마감시간에 임박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이때문에 롯데가 사모펀드를 통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정보를 들은 신세계가 급하게 단독으로 LOI를 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롯데가 지금은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은 열려 있다"며 "현재 LOI를 제출한 사모펀드와 제휴를 해서 자금을 댈수도 있고, 어쩌면 이미 이야기가 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이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금호산업 인수전은 박삼구 회장과 신세계, 롯데 등의 3파전 양상이 된다.

◇"신세계 참여는 박삼구 회장 백기사 역할?"

반대로 롯데와 신세계 모두 금호산업을 박 회장에게 돌려주는 쪽으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롯데는 박 회장을 위해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형태로, 신세계는 인수전에 참여해 박 회장의 전략적 투자자가 되는 형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은 현재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이 가장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재계 후배라 할 수 있는 신동빈 회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이 이런 불리한 점을 감안하면서까지 박 회장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이외에도 재계에서는 경쟁을 줄이기 위해 롯데는 불참했고, 신세계는 추후 박 회장과 손잡고 공동으로 인수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박 회장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는 있지만 1조원 이상까지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자금이 여유로운 신세계와 손잡고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음에도 LOI를 제출한 점, 광주버스터미널 건으로 인해 신세계와 금호산업이 인연을 맺고 있는 점 등이 이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준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어떤 시나리오로 갈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박 회장과 정 부회장이 손을 잡는다면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자가 되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jinebi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