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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설립 무효' 판결

이사 임명제 두고 유족단체와 정부 대립…소란 속 임명제 통과
법원 "임명제 통과시킨 의결 믿을 수 없다…정관에 서명도 없어"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5-02-25 18:58 송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 News1

 
내부 진통 끝에 지난해 6월에야 겨우 설립된 공익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해 법원이 다시 설립 무효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피해자 유가족 측이 선출한 이사가 아닌 정부 측이 지명한 이사가 재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 측이 설립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 유족이자 재단 준비위원인 정진영씨 등 6명이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일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임원을 임명한 행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재단 설립 허가 처분과 이사 임명 처분은 모두 무효"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단은 추도공간 조성, 일제강제동원 피해 관련 조사·연구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정부가 마련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조항을 근거로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2012년 3월 유족단체, 학계 인사 등으로 준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2년 가까이 재단 설립이 지연된 끝에 지난해 6월에야 간신히 출범을 마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사의 선임방법, 숫자 등을 놓고 정부와 유족단체가 계속해서 마찰을 빚으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 측은 안전행정부 장관이 이사장, 이사, 감사 등을 임명하는 안을 고수했고 유족단체 측은 선출된 임원을 안전행정부 장관이 승인하도록 하는 안을 주장했다.
 
지난 2013년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유족단체 측 안이 통과됐지만 정부 측이 "임명제 안을 새로 만들었다"며 지난해 1월 새로운 안을 놓고 회의가 다시 열렸다.
 
유족단체 측이 "기존에 통과된 안을 두고 새로 왜 규약을 만드느냐"며 소란을 피우는 등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와중에 당시 준비위원장이었던 김용봉 인제대 의대 교수는 정부 측 안을 통과시켰고 곧바로 법인설립 허가처분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원은 "전체회의 의결은 무효이고 정관 또한 무효"라며 유족단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혼란이 계속되던 와중에 개표집계, 개표결과 발표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하면 개표결과 발표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통과된 정관에 재단법인 설립자의 서명을 받지도 않았고 별도 명부에 기재된 서명도 법인의 설립등기 이후에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 측이 원래 회의에서 의결된 안에 반대해 임명제로 변경할 것을 지속적·반복적으로 요구해 정관이 무효가 된 데다가 정부 측으로서는 정부 측 안이 통과된 의결이 무효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설립허가 처분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ability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