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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해방전략당 재심 '무죄'…'이석기 내란음모' 법리 첫 적용

나경일 선생 46년만에 누명 벗어…"동조만으로 내란 예비음모 단정 어려워"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5-02-23 18:21 송고 | 2015-03-16 22:49 최종수정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이른바 '남조선해방전략당 내란예비음모' 사건으로 고초를 겪은 고 나경일 선생에 대해 법원이 46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번 재심 판결에서 지난 1월 내려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선동 사건의 법리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나씨의 부인 임모(84)씨 등 유가족 5명이 낸 재심에서 나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나씨는 1969년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 시절 벌어진 남조선해방전략당 내란예비음모 사건에 연루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자격정지 3년을 확정받는 고초를 겪었다.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은 진보경제학자 고 권재혁 선생 등 12명에게 국가 전복·공산주의 혁명을 목적으로 하는 반국가단체 '남조선해방전략당'을 구성하고 내란을 예비음모했다는 혐의를 덧씌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한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이다.
 
1955년 미국 오리건대학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귀국해 육사 강사로 활동했던 권씨는 이 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돼 목숨을 잃었고 이강복 선생은 옥중에서 숨졌다.
 
하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 2009년 이 사건에 대해 "중앙정보부가 권씨 등 13명을 불법 구금하고 가혹행위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작 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중앙정보부가 권씨 등을 최장 53일간 불법 구금하고 구타, 잠 안재우기 등 고문까지 자행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남조선해방전략당이라는 명칭도 권씨가 쓴 논문인 '조선혁명전략론'의 제목에서 따왔다는 사실도 역시 밝혀냈다.
 
이후 권씨의 유족들은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권씨에 대해 45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나씨 사건을 맡은 재판부도 중앙정보부·검찰의 협박·고문 등 가혹행위 등을 모두 인정하면서 나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을 당시 불법으로 체포돼 장기간 구금된 상태에서 각종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해 임의성 없는 자백을 했다"며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도 중앙정보부에서 한 진술을 번복하면 다시 끌려가 고문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공소사실을 자백하게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1969년 당시에도 "나씨가 남조선해방전략당에 가입해 동조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동조사실만으로는 내란을 예비음모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던 내란음모예비 혐의 부분에 대해 이 전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법리를 인용하며 재차 무죄를 확인했다.
 
재판부는 "내란음모의 성립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이 전의원 내란음모 사건 대법원 판결의 법리에 비춰보더라도 내란음모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969년 판결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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