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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9개월만에 임단협 종지부…통상임금 불씨 여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5-02-16 18:11 송고

 

16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울산 본사에서 2014년도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2015.02.16/뉴스1 © News1 조창훈 기자© News1


현대중공업 노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해를 넘기며 끌었던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5월 14일 첫 상견례 이후 9개월여 만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201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 65.9 %의 찬성률로 임단협 교섭을 타결했다. 

매년 여름휴가 전에 협상을 타결하고 추석연휴를 보내온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해를 넘기고 설을 이틀 앞두고서야 길었던 갈등을 마무리하게 됐다.

노조 측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미흡하지만, 2015년도 임단협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단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하자는 집행부의 뜻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투표결과를 설명했다. 노조는 17일 오전 조인식을 통해 2014년도 임단협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설 연휴를 마친 뒤 2015년도 투쟁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통과된 2차 잠정합의안은 임금분야에서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기본급 인상을 일부 반영한 것이 핵심이다. 이번 타결로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은 기본급이 3만7000원 인상된다. 여기에 추가로 대리(생산직 기원) 이하에 대해서는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 1만3000원에서 최대 8만원까지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직급별 임금격차가 크다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나머지는 1차 합의안 내용과 같다. 잠정합의안 내용은 △기본급 3만7000원(2.0%) 인상 △격려금 150%(주식 지급)+200만원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상품권(20만원) 지급 △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대리(생산직 기원) 이하 임금체계 조정 등이다.

2차 합의안에 대해선 노조가 크게 양보했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노조가 설 전 타결을 위해 크게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9개월 이상 협상이 길어지며 대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노조가 지친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찬반투표 당일까지도 노사 양측 모두 가결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했다.

이날 정병모 노조 위원장은 "합의내용은 기대와 요구에 비해 다소 부족한 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통상임금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에 빠져있는 '설 추석 상여금 100% 통상임금에 포함' 문제는 회사와 추후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며 "회사의 항소 여부가 관건이지만 회사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하루빨리 체불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News1

현대중공업은 지난 9개월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으며 휘청였다. 올해 영업적자만 3조3000억원에 달했다. 초대형 이슈들도 쏟아졌다. 사상 최대 적자, 19년 연속 무분규 기록 중단, 12년 만에 강성 노선 집행부 선출, 전 임원 사직서 제출 요구, 임원 31% 감축, 구조조정, 호봉제 폐지, 희망퇴직 등 굵직한 사건들이 줄이었다. 은퇴한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사장이 총괄회장으로 돌아왔고, 정몽준 대주주의 최측근인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되며 신임 사장에 올랐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타개하라는 특명을 받은 권 사장은 속전속결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고, 직접 울산 본사에 나가 호소문을 직원들 손에 쥐어주며 파업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태 수습은 녹록치 않았다. 회사가 과장급 이상 사무직 14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자 갈등은 극에 달했다. 희망퇴직에 반발한 사무직 직원을 주축으로 일반직 노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 달여간의 공백 끝에 노사는 지난 6일 본교섭을 재개했다. 이후 사측이 새 제시안을 내놓으며 교섭이 급물살을 탔다. 

이처럼 사측은 초강수를 두며 노조를 압박했고 노조는 12년 만에 강성 노선으로 돌아선 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고수하며 맞서왔다. 노조는 기본급 13만2013원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안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이 요구한 기본급 차이는 약 10만원. 이를 두고 양측의 입장은 9개월간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2일에서야 사측은 2차수정안을 제시, 격려금을 '현행 통상임금 100%+300만원(100%는 회사주식 지급, 통상임금 200만원 미만자는 200만원 기준으로 배정)'에서 '현행 통상임금 150%에 해당하는 금액 주식 지급+200만원 '으로 변경했다. 입장차가 첨예했던 기본급 인상안은 그대로 두고 사측은 격려금 부분만 다소 물러섰다. 

기본급 인상을 강력 주장하던 노조가 이같은 내용의 사측 수정안을 받아들이자 조합원들은 찬반투표를 통해 이를 부결시켰다. 정병모 노조 위원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줄이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발언이 득세하면서 노사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정치권에서도 현대중공업 노사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회적 대타협'을 주문했다. 울산 지역과 조선업계도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안팎의 악재로 경쟁력을 잃을까 걱정이 컸다. 여론도 노조 편이 아니었다.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서 파업은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지난했던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은 이날 찬반투표 가결로 일단락 됐다. 노사 양측 모두 임단협이 설을 넘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고, 이달 들어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의사를 보이며 타결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회사가 통상임금 1심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를 검토 중이라 통상임금 '뇌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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