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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팬오션 인수…"시너지? 무리한 확장될수도"

하림 "글로벌 곡물사업 진출"…업계·금융권 "재무부담+사업 불확실성 커져"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2-12 16:48 송고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가 12일 확정되면서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시너지가 날 것인지, 아니면 무리한 확장이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이날 팬오션이 인수·합병(M&A) 우선 협상 대상자인 하림그룹·JKL 컨소시엄과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팬오션은 하림그룹ㆍJKL 컨소시엄과 이날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1조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팬오션 인수로 글로벌 곡물사업 진출할 것"…업계 '갸우뚱'

하림측이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 때부터 업계에서는 시너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하림은 입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팬오션 인수 참여를 통해 글로벌 곡물사업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결합은 다른 업종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세간의 지적에 대해 명분이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림의 주장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곡물유통사업은 이미 해외 대형 기업들이 다 장악한 상태"라며 "하림이 새롭게 진출한다고 하는데 해외 메이저들과 대항할 구체적인 그림은 전혀 나오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팬오션 인수자금 마련도 부담…"무리한 확장 될수도"

팬오션을 인수할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하림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팬오션 인수전이 하림컨소시엄의 단독 입찰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1조원이 넘는 규모다.

이에 하림측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그룹의 내부 유보금과 NS쇼핑 기업공개(IPO) 등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진행된 NS쇼핑의 공모희망가격이 22만~23만원 선에서 형성된 것을 감안했을 때 1600여억원 가량의 구주매출 금액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중 상당부분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현금보유액 9000여억원도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반으로 부담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하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하림의 작년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4%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하림그룹의 현금보유 상황이 팬오션을 인수하겠다고 나설때보다 더 안좋아졌다는 의미다.

하림은 그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이를 하림의 재무구조가 팬오션 인수를 홀로 감당하기는 벅찬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게다가 하림그룹 매출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료나 닭고기 사업은 국제 시세나 조류인플루엔자 등 외부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하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사업의 불안정성에 대형 M&A에 따른 재무부담, 그리고 신규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주식시장에서도 하림의 주가는 좋지 않다. 작년 6월에만 해도 60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하림 주가는 12일 현재 4355원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이 더 커졌다"며 "작년 실적에서 보듯이 주력 사업은 외부 환경에 따라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규모는 크지만 확실성이 없는 팬오션을 인수한 것은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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