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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현대車 삼성동 GBC 기부채납, 성수동 뚝섬부지와 빅딜?

공공기여 합의가 '관건'…현대차 1조 제안, 시 기대치 못 미쳐
내년 조기 착공 변수…업계 "현대차·市,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기부채납 협의할 수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최동순 기자 | 2015-02-05 07:00 송고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전경/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대가로 성동구 성수동에 보유 중인 옛 삼표레미콘 땅을 서울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땅을 잘만 활용하면 한전부지 개발과 관련된 공공기여 금액에 대한 시와의 입장차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시 역시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성수동 땅을 대신 기부채납 받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 둔 모습이다.

◇서울시·현대차 각기 다른 셈법…공공기여, 최소 1조5000억원 예상
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전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적정 공공기여 비율을 40% 내외로 정했다. 현대차 계획대로 높이 571m에 달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면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인 한전부지 용도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

시는 한전부지 용도를 변경해주는 대신 현대차에게서 이에 상응하는 공공기여를 받아 공익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여란 개발 인·허가권자가 특정 사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대신 민간 사업자에게서 돈이나 토지·건축물(기부채납)을 제공받아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다.

한전부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되는데 시 조례를 통해 용적률 상한이 250%로 묶여있다. 이 땅이 일반 상업지역으로 변경되면 용적률 상한이 800%까지 늘어난다. 현대차는 용적률 상향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받고 늘어난 개발이익 일부를 시에게 다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한전부지 입찰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을 기준으로 삼아도 현대차는 최소 1조3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현대차는 사업제안서를 통해 공공기여 금액 1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최소 수준에도 못 미친다.

공공기여는 인센티브에 따른 개발이익을 환수하는데 목적이 있어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돈은 최소 수준의 2배 이상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시는 사전협상 과정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된 한전부지 감정평가를 다시 진행하고 이 금액을 기준으로 공공기여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는 늘어난 용적률을 감안하면 한전부지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입찰 감정가보다 2배 정도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감정평가액을 5조원으로 가정해도 현대차는 최대 2조원을 납부해야 한다.

건설기업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시한 금액과 시가 기대하는 금액 차이가 크다"면서 "사전협상의 최대 이슈는 공공기여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부지 떼어낼 수도 없고"…고민 빠진 현대차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 공공기여 협의에 난항을 겪는 일은 부담이다. 시가 교통개선대책, 환경·재해영향 평가를 함께 진행해 관련 절차를 단축해도 공공기여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면 건축·인허가를 받아낼 수 없어서다.

현대차는 한전부지 주변에 도로를 직접 짓거나 공공 문화집회시설 건립 등 시가 사업을 진행할 때 비용을 대는 방식으로 1조원을 납부한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한전 땅 일부를 기부채납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토지 기부채납이 아닌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한전부지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서다. 한전부지 넓이는 7만9342㎡다. 용적률 800%를 적용하면 한전부지에는 최대 연면적 63만4736㎡ 규모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GBC에는 현대차 본사와 뿔뿔이 흩어져있던 계열사 30곳, 1만8000명이 입주하는데 이를 수용하려면 연면적 53만7285㎡에 달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현대차 계열사 5곳(5000명)이 입주한 양재동 사옥 건물(14만9246㎡)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

한전부지를 떼어내 기부채납하면 연면적도 줄어들어 본사 사옥으로 쓰기에도 빠듯한 건물을 짓는 게 고작이다. 현대차가 한전부지 일부를 기부채납하지 않으려하는 배경이다.

문제는 한전부지 가치에 대한 재감정으로 공공기여 금액이 5000억∼1조원 가량 올랐을 때 이를 직접 부담하는 일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은 뒤 정몽구 회장에 대한 배임 논란이 제기되는 등 주주들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에 대한 고가낙찰 논란이 제기되며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주주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확산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대 1조원이 넘는 돈을 현대차가 직접 부담하면 경영진에 대한 주주 불신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땅이 '묘수'…기부채납 이론상으론 가능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땅이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 부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로 여겨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10년 가까이 묵힌 성수동 땅을 활용하면 현대차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권역별 균형개발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에게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보통 신사옥 건립 등 그룹 사업은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땅을 이용해 진행된다. 삼성동 한전부지 역시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소유권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본래 초고층 본사 사옥 건립을 위해 점찍은 땅은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다. 2006년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제철에게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고도제한 규제에 막혀 신사옥 건립이 최종 무산되며 10년 가까이 쓸모없는 땅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 땅을 한전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기부채납 대상으로 삼으려면 강남구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대한 공공기여를 성동구에서 보유 중인 자산으로 부담할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한 문제지만 전문가들은 시가 건축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정민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재건축 사업처럼 자치구가 인·허가권을 가진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다른 자치구에 보유 중인 자산을 기부채납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시가 건축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초고층 건축은 시가 밑그림을 그려놓고 직접 관리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타 자치구 자산을 기부채납 받는 일에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건축 공사와 관련된 인·허가권은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의 자치구가 가지고 있었지만 건축법이 개정되며 200m 이상(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권한은 시가 직접 행사하고 있다.

시 관계자 역시 "공공기여는 지구단위계획에 속한 자치구에 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민간 사업자가 다른 자치구에 보유 중인 자산을 기부채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법령은 없다"며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를 기부채납 받는 방안은 사전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haezung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