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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결산] 라이징스타, ‘슈틸리케의 황태자’가 쏟아졌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2-01 14:56 송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15 AFC 아시안컵’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결국 내일에 대한 희망이었다. 비록 55년 묵은 한을 씻어내지는 못했으나 팬들이 선수들에게 많은 박수를 보냈던 것은 긍정적인 미래를 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여름 브라질 월드컵 때 기대 이하의 내용과 결과로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수많은 축구 팬들은 6개월이 지난 2015년 1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로운 팀으로 태어났고 그 속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견했다. 새로운 인물들이 나왔다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소위 ‘슈틸리케의 황태자’라 불리는 새로운 스타들이 많이 쏟아졌다. 기대했던 인물도 있었고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스타도 있다. 전자는 박주호와 김진수이고 후자는 이정협과 김진현을 꼽을 수 있다.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이 거둔 가장 큰 소득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다. 이영표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진수(사진)를 비롯해 이정협과 김진현 등 라이징스타들이 쏟아졌다. © News1 DB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이 거둔 가장 큰 소득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다. 이영표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진수(사진)를 비롯해 이정협과 김진현 등 라이징스타들이 쏟아졌다. © News1 DB

이번 대회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고민스럽던 두 포지션의 적임자를 찾아냈다. 하나는 왼쪽 풀백이고 다른 하나는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지킬 중앙 미드필더였다. 대표팀의 전임 감독들도 모두 애를 먹었던 포지션인데,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답을 발견한 느낌이다.

손흥민과 함께 막내였던 1992년생 김진수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로 왼쪽 터치라인을 지배했다. 오른쪽의 맏형 차두리와 왼쪽의 막내 김진수가 조화를 이룬 좌우 풀백은 이번 대회에서 슈틸리케호가 순항할 수 있었던 중요한 동력이다. 이영표의 후계자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는 활약을 선보였다.

김진수가 왼쪽 풀백에 대한 고민을 해소해주며 박주호가 전진 배치되는 효과도 얻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기성용 파트너’가 되기 위해 실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확실한 도장을 받은 이는 없었다. 슈틸리케의 선택은 박주호였는데, 적중했다.

상대를 맨마킹으로 쫓아야할 때는 소위 ‘진공청소기’ 같은 악착같은 근성을 보여줬고 적절한 중간 고리가 필요할 때는 정확한 패스로 숨통을 틔워주었다. 기성용만큼 뛰어났다. 김진수와 박주호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전후로 등장한 기대주였다. 기대만큼 잘 자라주면서 슈틸리케호의 핵심 전력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반면, 김진현과 이정협은 그야말로 신데렐라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으로 대회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박주영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그래도 무명에 가까운 이정협이라는 공격수를 원톱으로 택한 것은 파격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모두의 머리에 의문부호가 남았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그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골도 골이지만 전방에서 부지런히 뛰면서 동료들에게 공간과 찬스를 제공하던 움직임은 슈틸리케 감독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맨 앞에 이정협이라는 신데렐라가 있었다면 최후방에는 김진현이 있었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축구 팬들은 김승규와 정성룡의 싸움을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그간 이범영에게도 밀려 No.4 느낌이던 김진현이 대한민국 골키퍼 지형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슈틸리케의 이 선택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김진현은 매 경기 환상적인 방어 능력으로 대한민국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비록 결승전에서 2실점을 내줬으나 이전까지 무실점 연승이 가능했던 것은 김진현의 공이 크다. 이번 대회 거둔 최고의 수확 중 하나다.

그동안 ‘한계가 있던 재능’이라 평가절하 되던 남태희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을 포함, 라이징 스타들이 쏟아졌다. 언급한 이들 모두 미래가 더 창창한 젊은 선수들이다.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보다 내일에 대한 기대가 더 컸던 호주 아시안컵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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