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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예금금리는 팍 깎고 대출금리는 슬금슬금 올려

"요즘 거액예금 부담스럽다"...은행들 마진관리 위해 예금금리 인하러시 지속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코픽스는 작년 12월 2.10%에서 올 1월 2.16%로 올라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 | 2015-02-01 16:36 송고 | 2015-02-01 16:37 최종수정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 News1 정회성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 News1 정회성

# 직장인 이수민(29세·가명)씨는 최근 만기된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작년 이맘 때와 1%포인트 이상 예금금리가 차이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울며겨자먹기로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떨어진 예금상품에 가입하기로 마음 먹은 이씨는 은행원의 말에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은행원이 "이 금리로는 물가상승률 수준에도 못미친다"며 적립식 펀드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1%대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원금손실이 있는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져 돈 모으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은행들이 예대마진 관리를 위해 새해에도 줄줄이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 금리는 소폭 상승했지만, 예금금리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신한 S드림 정기예금, 마이홈플랜청약예금, U드림 정기예금 등 대부분의 정기예금과 시장성예금, 20종의 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했다.
이중에서도 올초 출시한 '저축습관만들기적금'의 예금금리를 종전보다 0.20%포인트 인하했다. '신한 저축습관만들기 적금'은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저축할 시점을 안내하고 간편하게 저축할 수 있도록 출시된 상품으로, 출시 한달만에 예금금리를 낮춘 셈이다.

우리은행 역시 1월19일부터 정기예금 22종과 정기적금상품 20종의 금리를 0.10%포인트 떨어뜨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1월2일부터 수시입출식계좌인 '두드림통장'과 두드림2U통장'의 최고금리를 종전 1.8%에서 1.4%로 0.40%포인트 내렸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작년 12월11일 예금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했으며, 신한은행은 작년 12월20일부터 대표 브랜드 통장인 '신한 S20통장'의 최고금리를 연 2.25%에서 2.25%로 인하했으며 '신한미래설계통장'의 최고금리도 연 2.50%에서 2.25%로 낮춘 바 있다.

은행들이 줄이어 수신금리를 인하하고 나선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의 주요 먹거리인 예대마진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돈 굴릴 곳이 사라지면서 수신금리를 낮추는 방법으로 예금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달 15일 은행연합회에서 공시하는 코픽스 금리는 작년 12월 2.10%에서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후 올 1월 2.16%로 되레 올랐다. 코픽스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된다. 한때 3.0% 밑으로 내려갔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특판상품이나 비거치식 변동금리부대출 등 전략상품을 제외하고는 3%대로 복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액 예금을 맡기는 고객은 VIP대접을 해줬지만, 요즘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개인 예금은 파생상품을 권유하거나 대출 등으로 연결될 수 있어 그나마 반기는 분위기지만 법인 예금은 찬밥 신세"라고 설명했다.

또 예대마진 악화에 따라 정기예금보다 간접투자상품을 권유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 마진보다 수수료 수입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로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상품보다는 중수익·중위험의 투자상품 권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위험이 크지 않은 주가지수연동형 상품 개발해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h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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