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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한전부지 개발 현대차 제안 "공공기여 부족"…사전협상 험로 예고

서울시, 1조~1.5조원 필요하지만 현대차 1조원 제안 그쳐
제2롯데월드보다 치솟은 높이 571m도 사전협상 변수 작용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5-02-01 14:31 송고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전경. © News1 안은나 기자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부지 전경.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현대차그룹간 사전협상이 시작됐지만 순조롭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한전부지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데 따른 교통대책 등 공공기여를 1조~1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1조원을 써내서다. 시는 앞서 제2롯데월드의 경우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롯데그룹으로부터 공공기여를 더 받아낸 전력이 있다.

여기에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제2롯데월드보다 높은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시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전협상에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1일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에 대한 사전협상 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시는 제안서에 대한 1차적 검토를 거쳐 보완 내용 등을 요구하는 한편 시·현대차·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해 2월 중으로 본격적인 사전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 시, 사전협상 통해 공익개발 기여도 등 판단
사전협상은 땅을 소유·개발하는 민간사업자와 시가 공공기여를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가 제출한 사전협상 제안서는 현대차 그룹 본사 사옥 등 업무시설을 지상 115층 규모(571m)로 조성하고 △전시컨벤션 시설 △호텔 및 판매시설 등 마이스 시설(62층)도 조성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시는 제안서가 마이스시설 등 공익개발에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하고는 있지만 공공기여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전부지 개발 사전협상은 시가 추진중인 영동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등 공익개발과의 연계성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코엑스~한전부지~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 △마이스(MICE)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등 4대 핵심기능을 갖춘 미래 산업의 핵심공간으로 조성하는 서울시의 프로젝트다. 마이스(MICE)산업이란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영문 첫 알파벳을 딴 신조어로 대규모 관광객 유치와 전시컨벤션시설 관련 산업을 집적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시정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전부지 사업자에게 공익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시는 한전부지 매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1만5000㎡규모 마이스 시설이 제안서에 포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공공기여 비율 40% 선을 현대차 제안서가 충족했는지 여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공기여 비율 40%는 시가 부지매각때 제시했던 가이드라인으로 한전부지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된 뒤의 감정평가금액을 기준으로 책정하게 된다. 현대차는 공공기여 금액으로 약 1조원을 제시했으나 시는 1조~1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대차가 기반시설 기금조성 등 1조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제안했지만 용도변경에 따른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연면적과 공급시설 등 형식적인 면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충족했지만 전체적인 규모나 구성 내용의 적절성 등은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정평가를 포함한 공공기여 총량은 사전협상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안한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안 / 자료제공=서울시 2015.02.01/뉴스1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안한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안 / 자료제공=서울시 2015.02.01/뉴스1


◇제2롯데월드 보다 높아…한전부지 개발 새 변수 될 듯
현대차가 제안한 한전부지 초고층 빌딩 계획도 사전협상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도심지역에 또 다른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게 되면 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건물은 △지상 115층 △높이 571m 규모로 제2롯데월드(△지상 123층 △높이 555m)와 비교해 층수는 낮지만 높이는 더 높다.

시 관계자는 "사전협상의 주요 내용은 '국제교류복합지구'와의 연계성이지만 법적 상한선(800%)에 가까운 용적률(799%)을 제시한 점 등을 포함해 사옥 높이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며 "한전부지에 제2롯데월드보다 높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특혜 및 안전성 논란 등으로 아직까지 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허가 절차가 더 꼼꼼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한전부지 개발 사전협상이 약 9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해윤 서울시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은 "서울시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고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직결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현대차 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올해 안으로 사전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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