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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수비진 특명, 캥거루 잡아야 사커루 잡는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1-31 11:34 송고

호주 아시안컵이 시작되면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포지션은 수비진이었다. 대회 직전까지도 베스트 멤버를 확정짓지 못했다. 심지어 개막 후에도 갈팡질팡했다. 조별예선 1~3차전에 나선 플랫4의 면면이 모두 달랐다. 특히 센터백 조합은 정신없었다.

오만과의 1차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김주영-장현수 듀오를 내세웠다. 쿠웨이트와의 2차전은 김영권과 장현수가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호주와의 3차전은 곽태휘-김영권이 나섰다. 김진수가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왼쪽과 달리 오른쪽 풀백 역시 차두리와 김창수가 계속 경합했다. 오랜 반복을 통한 안정적 호흡이 관건임을 생각할 때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부러 유동적인 수비 라인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 부상자가 속출, 고정적으로 못을 박을 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은 선수를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을 정도다. 그렇게 감독과 팬들을 답답하게 했던 수비진이 결과적으로 효자 포지션이 됐다.

호주의 베테랑 공격수 팀 케이힐(가운데)을 봉쇄하는 것이 중요하다. 케이힐의 발목을 잡아야 사커루를 잡을 수 있다. 수비수들의 몫이 크다.  © News1 DB
호주의 베테랑 공격수 팀 케이힐(가운데)을 봉쇄하는 것이 중요하다. 케이힐의 발목을 잡아야 사커루를 잡을 수 있다. 수비수들의 몫이 크다.  © News1 DB

경기마다 불안한 장면이 계속 나오고 있으나 어쨌든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골키퍼 김진현의 맹활약과 함께 수비수들의 공이 크다. 이제 마지막 결승전만 남았다. 가장 어려운 상대다.

지금껏 만난 팀들과는 공격력이 다르다. 물론 호주는 예선전에서 이미 경험한 상대다. 하지만 당시는 완전체가 아니었다. 팀의 주축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뒤늦게 필드를 밟기는 했으나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아예 새로운 팀이라는 마음가짐이 낫다. 역시 가장 경계할 대상은 백전노장 팀 케이힐이다.

신장이 178cm이고 나이가 어느덧 서른여섯이다. 힘이 떨어져야하는 것이 상식적인 변화인데 케이힐 역시 세월을 비껴가는 부류 중 하나다. 특히 EPL에서도 손꼽혔던 헤딩 능력은 전혀 빛이 바래지 않았다. 중국과의 8강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경기는 케이힐의 원맨쇼였다. 이번 대회 자료 영상에 꼭 들어갈 오버헤드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케이힐은 후반 20분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사실 두 번째 골이 더 놀라웠다. 거의 서전트 점프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는데, 엄청난 높이와 체공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정확한 임팩트로 골문을 열었다.

결승전에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역시 케이힐의 헤딩 능력이다. 발 기술도 뛰어나지만 역시 탁월한 위치 선정과 기본적인 신체조건을 무시하는 점프력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머리에 맞는 순간 골키퍼는 괴로워진다. 결국 수비진의 몫이 중요하다.

누누이 언급되는 것처럼, 크로스를 사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케이힐 쪽으로 공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차두리와 김진수 등 측면 풀백들의 몫이다. 일단 크로스를 허용한다면 곽태휘와 김영권에게 책임이 넘어간다.

일단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게 우선이다. 케이힐이 자유롭게 점프를 하지 못하도록, 이 역시 사전에 막는 게 관건이다. 위치를 잘 잡고 순간적인 이동 스피드도 빠른 공격수다. 잠시 방심하면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가장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수비진이다. 그간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라는 답답한 시선이 많았다. 한방에 과거의 아픔까지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그 성공여부는 케이힐의 마크에 달렸다 해도 과언 아니다. 케이힐에게 패스가 가지 않도록 길목을 차단해야하고 점프를 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아야한다. 캥거루(케이힐)를 잡아야 사커루(호주대표팀)를 잡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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