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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필요없어요"…'착한소비' 이끄는 화장품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동물실험 근절' 위한 대체실험 개발
"동물실험에 맞서 싸웁니다"…화장품회사 캠페인도 벌여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2015-02-01 08:00 송고
사진 왼쪽부터 토끼를 대상으로 한 ´드레이즈´ 화장품 실험, LG생활건강의 멸종위기 동물보호 펀드 ´Save Us´. (사진제공=러쉬, LG생활건강) © News1
사진 왼쪽부터 토끼를 대상으로 한 ´드레이즈´ 화장품 실험, LG생활건강의 멸종위기 동물보호 펀드 ´Save Us´. (사진제공=러쉬, LG생활건강) © News1

"그동안 화장품을 고를 때는 유해성분이 없는지 색조 제품은 얼마나 발색력이 뛰어난지 확인했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죄책감이 덜 드는 제품을 사려고 합니다."

    

고양시 행신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1)씨는 최근 우연히 들른 인터넷 카페에서 화장품과 화장품 원료 개발을 위해 많은 동물들이 희생된다는 글을 보고 소비 패턴을 바꾸기로 했다. 외모를 가꾸기 위해 쓰는 화장품을 위해 1년 1억 마리, 하루 27만 마리의 동물이 실험대에서 사라지는 상황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쓰기로 결심한 것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관련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동물실험 대신에 제품 안전성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자체 방안을 마련하고 '동물보호' 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화장품을 위한 동물실험은 '드레이즈' 실험이 대표적이다. 토끼 눈에 화학 물질을 넣고 눈을 깜빡이지 못하게 고정시키며 반응을 지켜보는 실험이다. 토끼를 플라스틱 상자에 넣고 목만 내놓게 한 채 진행한다. 강아지 종류 중에서는 인내심이 강하다는 비글이 주로 동물실험 대상이 된다.

    

이에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화장품 브랜드도 있다.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와 손잡고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러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원료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에서만 구입한다.

지난 2012년부터는 '러쉬 프라이즈'를 신설해 동물실험 반대운동과 대체 실험에 적극적인 활동을 한 개인과 단체에게 약 4억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매년 수여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업체 로레알그룹에서는 동물실험 대체 연구분야에 100명 이상 연구진이 포진하고 있다. 로레알은 매년 60억개 이상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제품에 사용하는 원료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 대신 투자·개발한 인공재생피부 모델에 실험한다.

    

국내 화장품 중에서는 LG생활건강의 '비욘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2년 '예뻐지기 위해 널 다치게 할 순 없어'라는 광고 문구로 화제를 모은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은 이후 모든 화장품 브랜드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대신 화장품 원료의 독성 평가를 위한 실험으로 '세포배양 독성 평가법', 화장품 원료 알러지 평가를 위한 실험으로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멸종위기 동물보호 펀드인 'Save Us'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에 대한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금지한다는 내부 원칙을 세우고 있다. 피부1차 자극시험, 안점막 자극시험, 피부감작성 시험 등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법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3년부터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과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유럽 내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자국 생산 화장품과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 의무조항을 없앴다. 국내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동물복지 실험 기관이 지정되고 이 기관은 윤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화장품 회사들의 연구개발 비용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장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현재 방법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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