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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금리인하 도미노 '환율 전쟁' 가열…한국은?

외환전략가 "한국은행도 조만간 통화완화 재개" 전망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5-01-30 16:07 송고
싱가포르 달러 ©AFP=News1
싱가포르 달러 ©AFP=News1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우려가 커진데다 성장 전망 역시 밝지 못해 유로존, 캐나다, 터키, 인도 등 중앙은행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통화완화에 나서면서 환율 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29일(현지시간) 이미 마이노스인 예금금리를 -0.35%에서 -0.5%로 0.15%포인트(p) 또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대출금리는 0.05%로 동결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QE)로 크로네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대응이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직면해 있기도 한 덴마크는 자국 통화의 과도한 절상을 막기 위해 열흘 사이에 세번째로 금리를 낮췄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동결시켰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신임 중앙은행 총재는 장기간에 걸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유가 하락으로 금리 인상에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멕시코 중앙은행도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예정에 없던 통화회의를 열고 싱가포르 달러의 절상 속도를 늦춘다는 통화완화 정책을 밝혔다. 싱가포르는 자국 통화 가치를 주요 통화로 구성돼 있는 바스켓에 연동해 결정하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8일 정책을 바꾸지는 않고 문구를 수정했다. 연내에 금리 인상 재개가 예상됐던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돌연 언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은행은 "현재의 경제 여건에 비춰볼 때 환율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싱가포르 달러는 "추가적으로 심대한 평가절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는 3.5%로 동결했다.

헝가리 중앙은행도 지난 27일 금리를 사상 최저인 2.1%로 동결했지만 보다 '비둘기파(성장을 위해 금리 인하 중시)'적인 성명을 내놓았다.

이달 들어서 덴마크와 인도, 캐나다, 스위스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이 같은 흐름은 확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시장의 규모를 뛰어넘는, 매월 총 600억유로 규모의 QE를 오는 3월 시작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스코시아뱅크의 선임 환율 전략가 카릴라 서튼은 최근 투자자 리포트에 "중앙은행들의 '깜짝' 금리 인하 흐름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정책 스탠스의 불확실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변동성과 불확실성 확대는 일반적으로 미 달러화의 강세를 촉발시킨다"고 지적했다.

미 달러화는 올 들어서 전일까지 유로화와 캐나다 달러에 7% 안팎, 뉴질랜드 달러에 6% 정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간을 지난 1년 동안 잡으면 두자릿수 평가절상됐다. 구체적으로, 스웨덴 크로나와 노르웨이 크로네에 대해선 20% 이상, 유로화에 17%, 일본 엔화는 13% 올랐다.

현재까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른 중앙은행들과 달리 환율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연준은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성명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에 중국의 성장 둔화와 그리스의 금융 불안정, 유로존 QE 등 "해외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 뒤 달러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강세를 보였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험 요인들로 인해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성향이 다소 강해질 것으로 보면서, 금리 인상에서 좀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흐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3일 통화회의를 여는 호주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추세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금리 인하는 전염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서 금리 인하는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어느 나라도 강한 통화를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달 17일 통화회의를 여는 한국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외환 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통화완화라는 전세계 추세에 따라 한국은행도 조만간 통화완화를 재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이외에 다음달 4일 회의를 여는 폴란드 중앙은행에 대해서도 시장 전문가들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챈들러는 "폴란드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에 한발짝 다가 섰다"며 "디플레이션 여건은 심화되고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은 필리핀과 대만도 "연내에 비둘기파적인 중앙은행들의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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