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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혹' 임경완 "허송세월 3년, 다시 존재 알릴 때"

(고치=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2015-01-30 07:20 송고

'불혹'을 맞은 임경완이 부산 찍고, 인천 찍고 이번엔 대전으로 향한다.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롯데, SK를 거쳐 '김성근호'에 승선한 그는 연일 발로 뛰고, 팔로 공을 힘껏 던진다.

단내 나는 고된 훈련 속에서도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만난 임경완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차곡차곡 쌓인 시간에서 묻어나는 관록으로 긍정의 힘을 찾는다. 물론 간절함도 훈련을 버티는 힘이다. 29일 저녁에는 고치 시민들의 환영 만찬이 있었고, 30일은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이다. 지난 시간은 물론 캠프 과정을 여유롭게 되돌아 볼 수 있는 짬이 생겼다.

임경완은 롯데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1998년부터 SK 소속이었던 지난해까지 총 15시즌 동안 통산 554경기에 나가 30승46패, 평균자책점 4.17을 올렸다. 하지만 2012년 FA로 롯데에서 SK로 옮긴 뒤 3년간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이 기간 71경기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SK 이적 첫 해였던 2012년엔 32경기에 나가 31.2이닝을 던졌다. 점점 출전 경기와 이닝 수가 줄어들었다. 이듬해 23경기에 나가 17.1이닝을 던진 그는 지난해 16경기에 나가 16.2이닝을 소화했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다.

롯데 마지막 해였던 2011년, 72경기에 나가 4승3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결국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난해 SK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한화의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테스트를 받고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되면서 '불꽃 투혼'을 발휘하기로 마음 먹었다.

조인성과 함께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다녀왔다. 체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고치에선 절로 "아이고" 소리가 나올 정도지만 어린 후배들과 똑같이 '킬링 캠프'를 이겨내고 있다. 

단단한 각오가 숨어 있다. 임경완은 독수리 둥지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칼바람에 몰아치는 훈련도 두렵지 않은 이유다.


'베테랑 투수' 임경완은 쉴 틈이 없다. 발로 뛰고 팔로 공을 던진다. '불혹'의 고지를 밟은 이 남자는 올 시즌부터 차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 뉴스1스포츠 / 고치=권현진 기자
'베테랑 투수' 임경완은 쉴 틈이 없다. 발로 뛰고 팔로 공을 던진다. '불혹'의 고지를 밟은 이 남자는 올 시즌부터 차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 뉴스1스포츠 / 고치=권현진 기자

- 김성근 감독의 '지옥 캠프'가 계속되고 있다. 할만 한가.

"엄청나게 힘들다. 젊은 아이들을 상대로 이겨야 하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웃음)

- 페이스는 어느 정도 올라왔나.

"현재 훈련 3파트 째인데 4파트로 넘어가면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올라올 것 같다."

- 비활동기간에 SK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갑내기 친구 조인성과 사이판에서 자율 훈련을 했다. 그곳에서 어떤 것을 준비했나.

"선수 스스로 몸 관리를 하지 못하면 안 되지 않나. 사이판에서 인성이와 웨이트 트레이닝, 러닝을 하며 체중을 3kg 줄였다. 나름 착실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치 캠프에 오고 나니 사이판을 갔다 온 의미가 없는 것 같다.(웃음) 감독님께서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아무리 개인 훈련을 많이 한다 해도 단체 훈련의 양과 효과에는 비교할 수 없다.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

- 캠프가 차려진 이곳 고치는 어떤가.

"훈련을 많이 하기에 딱 좋은 장소다.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 말 그대로 훈련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28일은 유독 추웠다.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았나.

"그날은 계속 직구만 던지다가 어제 투심 패스트볼을 비롯한 변화구를 처음 던졌다. 생각보다는 괜찮았으나 조금씩 더 올려야 한다."

- 훈련 중에서 20번씩 3세트로 진행한 사이드 펑고를 받는다. 개수를 셀 때 확실하게 받지 못한 공은 셈에서 빼더라. 고참이라 한편으론 섭섭했을 법도 하다.

"아니다. 오히려 선배들이 못할 때 한 번씩 후배들이 그렇게 대해 주는 것이 좋다. 서로 힘든 가운데 챙겨주고 의지하는 방법이다. 따뜻한 동료애와 함께 진한 친밀감을 느낀다."

- 감독의 주문이 있다면.

"공을 던질 때 회전을 엎는다고 얘기하시더라. 그런데 감독님은 굳이 말보다는 두 눈으로 다 지켜보고 계신다. 내가 피칭을 하든 러닝을 하든 수비 훈련을 하든 어디에서 어떤 훈련을 하는 지 전부 살펴 보신다. 훈련에 집중해 실수 없는 실력을 쌓으라는 뜻인 것 같다."

- 어느덧 프로 17년차다. 최고참이다. 베테랑의 역할은.

"일단 한화에 온 만큼 선수들, 코칭스태프, 감독님과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이후 고참으로서 해야 할 몫을 할 것이다. 후배들이 어려운 점이 있으면 듣고 전달하겠다."

- 스프링캠프의 각오는.

"지난 3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이젠 내 존재를 하나씩 알려가고 싶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성적도 좋다고들 하나 개인 성적이 좋아야 팀 성적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 기간 부상 없이 경쟁에서 이겨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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