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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회고록] "광우병 사태, 아픔 있었지만 한미관계 복원"

"한미 FTA 체결로 일자리 창출·성장기회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5-01-29 15:26 송고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표지(알에이치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표지(알에이치코리아 제공)./뉴스1 © News1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이른바 '촛불시위'를 불러일으킨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 따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여론과 관련해 "상처도 입고 아픔도 있었지만 결국 한·미 관계를 복원하고 FTA를 체결하겠다는 나의 정책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달 2일 발간을 앞두고 있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당시 광우병 사태엔 '괴담'이 있었고 자신의 대응 방식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29일 공개된 회고록 전문에서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선정적인 보도가 이어졌고 반대자들은 거리로 몰려나왔다"며 "거짓이 걷히고 진실이 드러나기까지 금쪽 같은 시간이 헛되이 흘러갔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18일 청와대 관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한·미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 짓고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며 한·미 쇠고기 및 FTA 협상을 떠안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나는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에 비춰 실추된 대외 신인도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했다"며 "한·미 FTA도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다. 한·미 FTA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쇠고기 협상 타결 열흘 뒤인 4월29일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며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PD수첩'이 방영되자 중·고생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에 광우병 괴담이 퍼져나갔다"고 적었다.

또한 "집회가 정권 퇴진 주장 양상으로 변하자 일각에서는 17대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대선 불복 세력'이 집회를 주도한다는 분석도 나왔다"며 "정치 세력들이 집회에 개입한 것은 확실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시 공영방송은 전임 정부가 임명한 경영진과 노조가 좌우하고 있었다"며 "이처럼 언론 환경과 정치 환경 모두가 새 정부에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억울했던 심정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당시 시위대 진압 과정에 관해선 "2008년 6월10일 전국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기획됐다"며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에게 "시위대가 청와대에 들어오는 일이 있더라도 인명 피해가 있으면 절대 안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은 시위 당일 새벽부터 광화문과 안국로 등 시위대가 청와대로 진입할 수 있는 길목에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며 "'명박산성', 'MB식 소통이 이런 것이냐' 하는 비판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수십만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맞부딪치는 상황에서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쇠고기 사태는 한·미 관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의 국가부도 사태를 막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나 한국의 G20 참여,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유치 등 굵직한 외교적 성과의 이면에는 광우병 사태를 계기로 쌓인 국제사회의 신뢰가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광우병 사태 원인을 분석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들며 "정부와 시민단체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진통이라는 것이다"라며 "세계화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도 광우병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서술했다.

이와 더불어 "정보화 시대의 인포데믹스(Infodemics, 부정확한 정보 확산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가리킨 신조어)의 문제다"라며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이후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광우병 괴담이 떠돌았고 이는 광우병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자신의 관점을 드러냈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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