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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민원 2년간 1억2000만건…업체 대표가 고작 8380원

노숙자에게 3만원 부과한 사례도…불형평성 많은데 보건복지부 고소득자 반발 여론만 의식
보건복지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내년 연기에 '사실상 포기' 우려 시각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01-28 18:41 송고 | 2015-01-28 18:42 최종수정
건강보험료를 징수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News1
건강보험료를 징수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News1
최근 2년간 건강보험료 관련 민원이 1억2000만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통계로 민원인이 건보공단 지방사무소를 방문하거나 다른 형태로 문제를 제기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8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4년까지 자격관리와 보험료 부과, 보험료 징수 등 건보료 항목에서만 총 1억1768만8621건의 민원이 콜센터를 통해 접수됐다.

건보료 민원은 2013년 5728만9747건이던 것이 2014년에는 6039만8874건으로 310만9127건 증가했다.

전체 건강보험 관련 민원은 2013년 7158만8700건에서 2014년에는 7634만3431건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이처럼 건보료 민원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황당한 부과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간된 건보공단의 '건강보험료 부과 관련 전국 지사 유형별 민원' 자료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건보료 부과 사례가 적지 않다.

충북 충주시에서 노숙자로 지내는 84세 최모씨는 폐허가 된 상가건물 1167만원, 부모 산소가 있는 토지 1924만원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월 3만6150원의 건보료가 부과됐다.

이 재산은 세금 체납으로 압류와 경매가 진행돼 무용지물이었다. 최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재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노숙자로 지냈고 2013년부터 11개월치 건보료 45만원을 체납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5월 8일 최씨 부동산을 압류했다. 최씨는 이후 건보공단 지사를 방문해 "당신들에게 3만6150원이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도 나는 며칠 살 수 있는 돈이다"며 1시간 이상 소란이 일게했다.

반면 같은 지역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61세 조모씨는 매월 내는 건보료가 8380원에 불과했다. 대표이사로 받는 월보수를 10만원으로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종업원 70명에 매출액이 380억원에 달한다.

조씨는 서울에 있는 53억원짜리 9층 빌딩을 지난 2006년 자녀에게 증여하고도 서울에 3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했고 이자소득만 2억1000만원에 이른다.

자녀에게 증여한 건물 근로자로 등록한 조씨는 월보수액 110만원을 신고해 건보료 부담을 크게 줄였다.

건보공단은 조씨가 자녀 건물에 허위로 위장취업했고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대표로 신고한 월보수액도 상식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실태조사에 들어갔으나 조씨는 "실제 보수를 10만원만 수령하고 있다"고 버텼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42세 이모씨는 14만8860원의 건보료를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막노동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무리해서 구입한 중고 자동차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월수입이 여름 30만원, 겨울에는 50만~60만원에 불과해 건보공단 지사를 방문해 "소득이 거의 없는데 재산, 자동차 자료로만 건보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28일 오후 2시 건보공단 기자실을 방문해 건보료 개편안 추진을 내년으로 연기하지만 지역가입자 문제는 최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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