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넥슨-엔씨소프트 '정면충돌'…경영권 갈등 점화되나

넥슨, 엔씨소프트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경영참여로 변경

(서울=뉴스1) 서영준 기자 | 2015-01-27 17:32 송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 News1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 News1


국내 게임시장의 두 공룡,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27일 변경한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현재 엔씨소프트 주식 330만6897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15.08%에 달한다.

이날 넥슨 관계자는 "지난 2년반동안 엔씨소프트와 공동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으나 기존 협업구조로는 급변하는 IT업계의 변화 속도에 민첩하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2년여 전보다 더욱 긴박해진 게임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과 민첩한 대응이 필요해 보유목적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지분보유 목적을 변경한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넥슨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갈등이 시작되는거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0월에도 엔씨소프트의 주식 8만8806주(0.38%)를 장내매수해 엔씨소프트를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2012년 6월 글로벌 게임사를 공동인수한다는 명분으로 넥슨재팬은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공동인수가 무산되면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단순투자사로 남게 됐는데, 느닷없이 넥슨이 엔씨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이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지분율을 14.7%에서 15.08%로 끌어올린 넥슨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본질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 추가 매수를 결정했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넥슨은 엔씨소프트와의 기업결합 신고기준인 지분율 15%를 넘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넥슨의 추가 지분 매수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크게 반발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코리아의 지분 매입 소식을 미리 듣지 못했다"며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 15%를 넘겼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넥슨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불화설은 사라지는 듯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넥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단순투자라고 밝혔고, 양 회사가 지금도 특별한 오해를 살 만한 일이 없다"며 "그런 일들이 여러 루머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엔씨소프트와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고, 양측은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면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두 회사의 갈등은 다시 표면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의 투자목적 변경은 지난해 10월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한 것을 3개월만에 뒤집은 것"이라며 "이는 넥슨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고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고, 더 나아가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엔씨소프트 경영참가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당연한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협업을 약속했던 두 회사는 2년 넘게 결과물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협업을 총괄해야 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해외에 체류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더구나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부사장이 최근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권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최대주주인 넥슨 입장에선 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두문불출하는 상황이 넥슨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것"이라며 "게다가 일본에서 주가가 추락하며 코너에 몰려있는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경영참가' 방식으로라도 만회해야 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sy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