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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수지 효과’ 와 황선순 위안부할머니의 별세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 2015-01-26 17:08 송고
16일 수지의 '위안부 후원' 휴대폰 케이스가 화제가 됐다.
16일 수지의 '위안부 후원' 휴대폰 케이스가 화제가 됐다.



#수지의 '위안부 후원' 휴대폰 케이스

지난 16일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중국에서 시상식을 마친 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지의 미모에도 눈이 갔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수지의 휴대폰 케이스였다.

수지의 휴대폰 케이스는 위안부 피해자인 故 심달연 할머니의 작품 '병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수익금 전액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에 후원하는 업체의 제품이었다. 해당 휴대폰 케이스는 '수지 케이스'라 불리며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고, 누리꾼들은 선행에 동참하며 주문 인증에 나섰다.

케이스 제작 업체는 "주말 동안 여러분들이 쏟아주신 무수한 관심에 기쁘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향한 여러분의 공감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하며 오늘 하루도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선순 할머니 별세

그리고 열흘 후인 26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인 황선순 할머니(89)가 세상을 떠났다. 1년 전 故 황금자 할머니(당시 90세)가 돌아가신 바로 그날이다.
전라남도 화순에서 태어난 황선순 할머니는 꽃다운 17살, 고모집을 가던 도중 위안부에 강제 동원됐다. 공장에 취직을 시켜 준다는 동네 남자들의 말에 속은 것이다. 부산과 일본을 거쳐, 이름도 생소한 남태평양의 나우르섬의 위안소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간 위안부 생활을 해야만 했다. 어렵게 돌아온 고국,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가난, 그리고 뇌경색과 당뇨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병뿐이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을 만큼 끔찍했던 것일까. 지난해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황선순 할머니는 인터뷰 당시 치매 초기였음에도 위안부 시절 보았던 일본군의 배와 비행기 이름을 정확하게 얘기했다고 한다. 황 할머니의 아들은 '우리 집 찾아간다'며 집 밖으로 도망을 가는 어머니가 걱정돼 24시간 할머니의 곁을 지켜야 했다.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후손으로서의 죄송함과 고령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고인이 된 황선순 할머니의 명복을 빌었다.

blac**** 후손으로서 할머님들의 눈물을 닦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moda**** 한평생 한으로 살아오셨을 텐데 이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고통스러운 상처와 기억에 지지 않고, 일본의 범죄 행위를 밝히기 위해 앞으로 나선 모습 존경합니다.

82ur**** 안타깝네요… 54분의 어르신들!! 꼭꼭 건강히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iuic**** 정말 죄송합니다. 할머니 이제 편하게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평생 받은 고통이 한으로 남으셨을 텐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채에서 열린 정의화 국회의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 <span class=News1 유승관 기자" align="absmiddle" border="0"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채에서 열린 정의화 국회의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 News1 유승관 기자

#아베 "과거사 반성 삭제할 것"

같은날, 뉴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25일 아베 총리가 올해 8월 전후(戰後)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총리 담화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의 문구를 넣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아베 총리는 ‘8월 총리 담화에서 과거 무라야마 담화 및 고이즈미 담화에 있는 과거사 반성의 문구를 담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반복해 온 문구를 쓰지 않고 ‘아베 정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관점으로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총리의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해 가겠다”면서도 “어떤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일본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기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인 추모 시설을 방문해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연설을 펼쳤으나, 일본의 침략 전쟁과 위안부 문제에는 입을 닫아 '비뚤어진 역사관'이라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계속되는 아베의 역사왜곡에 누리꾼들은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ehdr**** 부모 죄는 자식이 받는다. 아베 총리가 이럴수록 결국 일본 국민들이 더 힘들어지겠지. 지금 사과와 참회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왜 이러는지.

ally**** 독일은 자기들이 항상 먼저 '잘못했다,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니깐 아무도 사과하라고 닦달하지 않는 거다. 일본 너네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모르는 척하고 아닌 척하면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냐?

dltk****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dge**** 아베도 총리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사실은 저게 바로 일본인들이 원하는 것이지. 역사 왜곡은 아베만의 문제가 아닌 그나라 모두의 의견이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54명이다. 대부분 고령의 나이로 세월과, 혹은 병마와 싸우고 있다. 故 황선순 할머니는 노쇠한 정신과 신장·심장병에 시달리던 와중에도 "살아 있는 동안 일본 정부가 사죄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그 일본 놈들은 언제 사과를 하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냈다고 전해진다.

황 할머니의 바람은 모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바람이자, 우리 국민의 바람이다. 피해자가 살아 생전 사과를 받고, 떠나기 전 그들의 사과에 응답할 수 있는 것. 할머니들의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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