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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암웨이'만 모르는 제품 결함 기준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5-01-26 13:22 송고
© News1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결함(缺陷)'이란 뜻은 부족하거나 완전하지 못해 흠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암웨이는 이 결함이란 뜻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암웨이 언더싱크 정수기의 급수관 끝 부분에 '스케일'이 발생해 부품교체, 구조변경 등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스케일은 금속 면에 고착된 얇은 막의 물질을 의미한다.

소비자원은 암웨이 정수기의 스케일을 큰 의미에서 '제품 결함'이라고 판단했다. 스케일은 미네랄 성분인 칼슘 등으로 확인돼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스케일을 본 소비자가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케일은 관리 소홀이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곳의 물에 미네랄 함유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정수기를 사용하다가 스케일이 발생하면 안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암웨이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소비자원의 주장에 맞서왔다. 최근 소비자원의 시정조치 권고를 수용했지만 아직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암웨이 관계자는 "스케일은 안전에 이상이 없고 (소비자들이 정수기) 관리만 잘하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암웨이는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소비자원과 같은 기관의 결정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암웨이는 표면상 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실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게 취재 결과 드러났다. 현재 암웨이 고객센터는 문제가 된 정수기에 대해 문의하면 '제품 결함은 아니다' '관리를 잘하면 스케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고 설명한다. 특히 소비자원의 시정권고와 달리 부품교체, 구조변경도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소비자원 판단 이외에도 스케일을 정수기 결함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적지 않다.

암웨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정수기 급수관 제조회사를 바꾼 후 구조가 바뀐 급수관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새 급수관은 표면가공을 매끄럽게 바꿨고 내부식성이 종전보다 우수한 재질이 사용됐다. 이는 사실상 기존 정수기 결함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암웨이 주장대로 제품 결함이 아니었다면 급수관을 바꿀 이유가 없다.

또 정수기업계는 그동안 스케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암웨이 정수기는 역삼투압방식 필터를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다. 역삼투압 필터는 칼슘, 마그네슘 등을 모두 걸러내 스케일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A정수기 업체 관계자는 "스케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 고객에게는 역삼투압 필터가 적용된 제품만 팔고 있다"며 "때문에 우리 회사 정수기를 사용하다가 스케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품 결함을 숨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진정성있는 사과를 통해 평판을 쌓은 기업들이 많다. 암웨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결함의 기준에 소비자보다 기업 입장만 반영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볼 때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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