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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청 축구단 횡령 사건의 중심, 비밀의 ‘천사 통장’

축구단 사무국이 관리하며 운영비 횡령에 사용
횡령 사건 은폐 위해 선수단 해고 '의혹'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 2014-12-31 16:00 송고
31일 강릉시청 축구단 소속이었던 김태진 선수가 강릉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선수를 비롯한 강릉시청축구단 선수 17명과 코칭스탭 2명은 지난 3일 강릉시청으로부터 문자로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다.2014.12.31/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강릉시청 축구단에서 터진 횡령 사건의 중심에 축구단 운영비를 둘러싼 이른바 ‘1004(천사) 통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최근 강릉시청 축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탭이 문자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배경이 횡령 사건을 덮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강릉시청 축구단은 지난해부터 구단 내 운영비 횡령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 감독이었던 A씨가 선수단 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운영비를 가로챈 것이 적발돼 해임됐으며 구단 내 운영비를 다루던 공무원도 횡령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구단 운영비를 가로채는데 일명 ‘천사 통장’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시청 축구단 전 주장이었던 김태진 선수에 따르면 강릉시청 축구단은 선수 입단 시 급여통장 외에 개인명의 통장 한 개를 더 만들어 제출할 것을 주문한다.

    

이 통장의 비밀번호는 모두 ‘1004’로 동일하기 때문에 천사 통장으로 불린다.

    

구단 사무국이 관리하는 천사 통장에는 선수단이 전지훈련을 떠날 경우, 선수 개인에게 지급되는 훈련비가 입금된다.

    

앞서 A 전 감독은 이 통장을 이용해 1박2일의 전지훈련을 2박3일로 부풀리는 수법으로 운영비를 횡령했다.

    

김 선수에 따르면 해마다 구단에서 선정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스카우트 비용도 올해 선수 2명에게 각각 800만원이 지급됐다. 이 또한 선수 손에 쥐어지지 않고 천사 통장을 거쳐 빠져나갔다.

    

해당 선수들은 이번 공무원 횡령 혐의 사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스카우트 비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김 선수는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공무원이 지난달 찾아와 ‘경찰 조사를 받을 시 여비 등을 개인적으로 받았다고 말해 달라’며 거짓 진술을 요구했지만 고심 끝에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릉시가 강릉시청 축구단 선수단과 코칭스탭에게 계약만료를 알리며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제공=독자) 2014.12.31/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이번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선수 중 시청선수단 생활 5~10년차는 총 5명으로 모두 천사 통장의 대상자들이다.

    

횡령 사건 의혹이 시청 감사과로 들어온 진정서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런 내막을 알고 있는 구단 내부 관계자가 고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릉시청 축구단 서포터스 조윤형 팀장도 “시청 비리 문제를 알고 있는 선수들과 단절하기 위해 재계약을 안 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선수는 “이런 축구단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축구에 관심 있는 공무원이 축구단을 담당해야 한다”며 “이 같은 근거 없는 무더기 계약해지와 횡령 사건 등 비리가 쇄신하지 않으면 선수들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시청축구단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시 체육청소년과 심재헌 과장은 “선수 해고는 보복성이 아니다”며 “이번 일을 통해 통장이 그렇게 사용되는지 알게 됐고 내년부터 재정 투명성을 위해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 협의, 공동 사용부분을 카드 처리하는 방안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시청 축구단은 올해 내셔널 리그 4위, FA컵 8강 진출의 성적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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