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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게임처럼 배운다고? 교육에 혁신을 더한 '노리'

[창조경제의 씨앗, 스타트업②] 김용재 노리 대표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4-12-29 17:15:20 송고 | 2014-12-29 17:28:02 최종수정

온라인 수학교육 콘텐츠 '노리'의 서비스 화면. 교과서의 소단원을 게임 내의 챕터처럼 꾸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 News1

 

학창시절에 우리가 공부했던 과목 중 가장 딱딱하고 어려운 과목을 들자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없이 수학을 꼽는다.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논리력이 필요한 수학에서 기초가 탄탄하지 못하면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고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되고 만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잉그리드 도브시 국제수학연맹(IMU)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참석차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세계 학생들이 점점 수학에 흥미를 잃고 있는 것은 재미있고 유쾌한 교수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말처럼 수학은 혼자 공부하기엔 벅차고 선생님의 지도와 교수법이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그렇다면 수학을 쉽고 재밌게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대 출신 3명이 모여 2012년 설립한 스타트업 '노리(KnowRe)'는 게임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노리는 수학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옮겨 게임형식으로 풀어나가도록 제공하는 온라인 수학교육 서비스다.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이지 방식을 교과서 단원별로 구성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교과서 내에 주어진 문제를 풀때 주어지는 포인트를 통해 학생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치도록 만들었다.

◇'게임처럼 수학을 배우는 것이 곧 혁신'

노리의 핵심 서비스는 학생이 주어진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 문제를 여러 부분으로 나눠 수준별로 풀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인수분해 문제를 틀렸을 때 이 학생이 최소 공배수 개념을 알고 있는지를 우선 파악한다. 만약 최소 공배수 개념을 모를 때는 특정 숫자의 배수 개념부터 다시 학습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이 어느 부분을 모르고 취약한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이 과정은 선생님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선생님은 개별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한 뒤 직접 '노리'에서 과제도 줄 수 있다.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과제의 수준도 달라진다.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고 선생님의 원활한 수업 진행을 돕게 되니 '노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었다. 김용재 대표는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서로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문제를 더 풀겠다고 고집을 피운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재 노리 대표 © News1
◇"천편일률적인 수학교육에 혁신을 주고 싶었다"

김용재 노리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6년간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평소 교육과 관련된 사업을 해보고 싶었던 김 대표는 지인을 통해 김서준 부대표와 조승연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만나 2008년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수학 학원을 차렸다.

직접 몸으로 수학교육의 현실이 어떤지 부딪쳐보고 느껴보겠다고 차린 학원이었지만 학부모들의 입소문에 유명세를 탔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은 10명 이상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고 학부모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 보람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오프라인상에서 진행되는 수학교육의 딱딱함과 '문제은행'을 통해 학생들에게 일방적 문제풀이만을 강요하는 방식에 실증을 느낀 김 대표는 그 대안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재미있는' 교육을 떠올리게 됐다.

이때 조승연 CTO가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인 조 CTO는 서울대 내의 유일한 '정보통신기술'과 '인문학 및 콘텐츠' 관련 융합 전공인 '정보문화학'을 공부하면서 기술 외적인 부분을 접할 수 있었다.

정보문화학 과정 중에서 '책의 미래'라는 과목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밝힌 조 CTO는 "이 수업을 통해 '책이 없어지면 다음 세대 학생들의 공부는 어떻게 진행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고 곧바로 '노리'의 온라인 교육콘텐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정보문화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남들처럼 대학원에 진학하고 연구소에서 실험에만 몰두하는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며 "공학적 지식밖에 없던 내가 '정보문화학'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 기획과 소재 발굴 등을 접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노리'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공계 학생들이 모였지만 연계전공을 통해 인문사회학적 소양을 쌓은 덕분에 더 넓은 곳으로 시야를 돌릴 수 있었고, 그 결과 '노리'가 창업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찌감치 미국에서 먼저 잡은 기회…"수학교육의 표준이 되고싶다"

김용재 대표와 조승연 CTO는 대치동 수학학원의 연구소에서 시작된 '노리'의 사업화 과정에서 미국을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정했다. 노리가 온라인 기반 교육콘텐츠이기 때문에 컴퓨터나 태블릿PC 등의 주변기기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교내에 태블릿PC가 충분히 보급된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달랐다. 일찌감치 태블릿PC가 초중고등학교에 제공돼 수업에 사용됐으며 2011년부터 '노리'처럼 교육과 ICT가 융합된 일명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산업으로 커가고 있는 상태였다.

김용재 대표는 곧바로 뉴욕에 본사를 세우고 교포 출신의 데이비드 주를 미국법인 대표로 세웠다. 이후 2012년 4월에 열린 '전미수학교사협회컨퍼런스'에서 테스트용 제품을 들고 나갔는데 미국 수학선생님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2013년 30개 학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뒤 지난 9월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50개 학교에 정식 서비스 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도 공략한다. 김용재 대표는 "한국에서는 중학교를 우선 타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기 보급 등의 문제가 있지만 세종시나 제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태블릿PC가 다수 보급돼 환경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주도로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680만달러(약 73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 수학하면 떠오르는 책이 '수학의 정석'인데 노리는 '온라인 수학의 정석'이 되고 싶다"면서.




m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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