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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사고 구조 근로자 "산소통에 산소없어 동료 못구해"

(울산=뉴스1) 남미경 기자 | 2014-12-29 16:01 송고 | 2014-12-30 09:05 최종수정

 26일 신고리원전 3호기 신축 현장에서 질소 누출사고로 3명의 근로자가 안타깝게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밸브실에서 질식해 쓰러져 있던 근로자 2명을 구조하기 위해 투입된 안전 관리자 홍모(50)씨는 몇 발자국 뒤에 따라오던 3명의 동료가 지켜보는 가운데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

왜 동료들은 바로 눈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하는 홍 씨를 구해내지 못했을까.

홍 씨의 동료들은 구조 현장에 급파된 구급차에 부착된 산소통에 산소가 없어 눈앞에서 숨져가는 홍씨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수원과 현장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전에 안전 순찰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한 D업체 소속 근로자 손모(44)씨와 김모(35)에 대한 본격적인 수색에 나선 시각은 오후 3시 전후였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손씨와 김씨는 오후 4시 17분 현장내 보조건물 밸브룸에서 수색에 나선 D업체 소속 근로자 차모씨에게 최초 발견됐다.

신고리원전 현장 안전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k업체 소속 홍모 팀장 등이 구조에 나서 밸브룸에 도착한 시각은 4시 40분.

밸브룸에 쓰러져 있던 김씨와 손씨를 확인하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던 홍 팀장은 질식 사고를 직감한 듯 뒤 따르던 동료에게 “오지마라”는 말을 남기고 10초만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홍 팀장의 “오지마라”는 외침에 따라 밸브룸을 급히 빠져 나온 동료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구조 신고를 받고 현장에 최초 도착한 공사장 자체 운용 구조차에서 소유한 산소호흡기(산소통)를 착용하고 구조에 나서려던 직원들은 ‘산소통에 산소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다.

이날 구조에 참여했던 근로자 A씨는 “현장에 최초 도착한 구조차에서 가져온 산소통에 산소가 들어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피눈물을 흘렸다”며 “만약 그때에 산소통만 메고 들어가 질식 근로자들을 구했다면 최소한 홍팀장은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결국 한수원 본관 4층에서 가져 온 산소호흡기 2개를 착용한 H건설 직원들이 구조에 나선 시각은 오후 5시 15분. 최초 홍 팀장이  질식해 쓰러진 뒤 실제 구조하기 까지 35분 넘게 허비한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혼자 사투를 벌이던 홍 팀장은 결국 숨진 채 동료들에게 발견됐다.

신고리원전 업체 근로자들은 "산소 결핍으로 쓰러졌다 하더라도 바로 죽지는 않았을 거다"며 "만약 최초 현장에 도착한 구조차에서 가져 온 산소통에 산소가 있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동료를 저 세상으로 보내진 않았을 거다"고 안타까워했다.




nm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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