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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고리3호 질식사 2명 오전에 이미 사망...6시간 방치"

(울산=뉴스1) 남미경 기자 | 2014-12-28 15:37 송고 | 2014-12-28 22:27 최종수정
지난 26일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에서 질소가스 누출로 안전관리 근로자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이 가운데 근로자 2명은 이미 오전에 사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관계자와 소방당국이 질소 가스 누출에 따른 산소 결핍으로 질식사 한 근로자 3명을 밸브룸에서 데리고 나올때 까지 오전에 사망한 근로자 2명의 주검이 최소 6시간 이상 방치된 것이다.
28일 한수원과 신고리원전 공사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26일 오후 5시 18분께 공사 업체 직원들에게 발견돼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도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D협력업체 직원 손모(44씨)와 김모(35)씨는 오전 9시10분께 작업 재개를 위해 안전 순찰을 나갔다 오전 9시48분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뉴스1 기자와 만난 유족 관계자는 "원전은 위험한 시설이기 때문에 이번에 사고로 숨진 남편과 수시로 통화한다"며 "사고가 난 당일 오전 8시 53분에 마지막 통화를 했으며 오전 9시 48분부터 남편과 전혀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들도 오전 일찍 순찰을 나간 손씨와 김씨가 점심 때에도 돌아 오지 않자, 이들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소재 파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에 안전 순찰을 나간 손씨와 김씨가 연락이 두절되고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현장 안전관리 위탁업체인 K업체 관계자 4명이 수색에 나섰고 오후 4시 19분에 밸브룸에 쓰러져 숨져 있는 손씨와 김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와 김씨를 최초 발견한 K업체 홍모(50)팀장도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다 문 앞쪽에서 가스 질식으로 곧바로 쓰러졌다.

이 때 가스 질식으로 쓰러진 홍 팀장이 숨지기 직전 "오지마라"는 말을 연거푸해 홍 팀장과 함께 현장으로 진입하려던 직원 3명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업체직원들이 전했다.

하지만 4시 19분에 질식사 한 근로자들을 확인하고도 소방당국에 구조 신고를 한 시각은 1시간 가까이 흐른 5시18분. 늑장대처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한 발주처인 한수원측에도 오후 5시에나 근로자 3명의 질식 사고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사고가 난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는 23일 단전사고가 발생했고, 24일에는 질소가스 배관 공사를 했던 것으로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에 24일 진행된 질소가스  배관공사를 마친 뒤에도 계속 질소가스가 누출됐고 25일 휴일을 거쳐 26일 공사 재개를 위해 질소가스 배관 공사를 마친 밸브룸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러 들어갔던 손씨와 김씨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족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질소가스 배관공사에서 밀봉 잘못 또는 배관 자체의 결함 등 문제로 24일부터 26일사이 질소가 계속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도 모르고 상당량의 질소가 누출된 밸브룸에 들어갔던 애꿎은 근로자들만 억울하게 희생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측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24일 배관공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m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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