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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화 청장 "중도 레고랜드, 활용과 보존의 상생 사례"

"남북공동발굴, 내년에는 평양 고구려 벽화 보존 추진"
"소실돼 복원한 숭례문 '국보1호 교체' 공론화도 필요"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2014-12-23 15:57 송고
나선화 문화재청장.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23일 춘천 중도 청동기 유적지에 들어서는 레고랜드 건설 논란과 관련해 "보존은 결국 활용을 겸해야 생명력이 있다. 좋은 상생의 사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나 청장은 이날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취임 1주년을 즈음해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에서 유적이 나왔을 때 전문가들이 충분히 검토했고 현장을 황폐하게 놔두는 게 보존은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춘천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지난 7월 '중도 조성계획 부지' 1차 발굴조사 지역(20만3127㎡)에서 총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가 발견되면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발굴된 유구는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 긴 도랑 등으로 청동기 시대와 삼국 시대 이후의 밭도 일부 확인됐다.

격렬한 논쟁 끝에 문화재위원회에서 레고랜드 조성사업은 추진하되 고인돌은 인근 지역으로 이전복원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나 청장은 "1980년대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 중도를 발굴해 왔다. 유구가 집중된 지역은 절대보존지역으로 손도 못대게 했다"며 "다만 지표 조사에서 별 것 없다고 생각한 곳에서 지석묘와 주거지가 나왔는데 전문가들이 많이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0여개의 역사·시민단체들이 참가한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보존 범국민운동본부'가 이날 오후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개발을 저지하려는 반대 입장도 여전해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을 입증할 귀중한 유적지가 외국 투자자본에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 범국민운동본부의 주장이다.

나 청장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문화재청의 첫 번째 역할은 보존이고 이걸 활용해서 국민의 역사의식을 확대하는 게 두 번째"라며 깊은 내부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지난달 28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춘천 레고랜드 공사에 돌입했다. 2017년 3월 개장이 목표다. 호텔과 아웃렛 등 관광시설은 2018년 완공된다.

레고랜드 조감도. © News1
레고랜드 조감도. © News1


나선화 청장은 이와 함께 내년에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할 문화유적 대상으로 평양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벽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냉각으로 2010년 이후 중단됐던 개성 고려 궁성 만월대에 대한 남·북 공동 문화유적 발굴이 지난 8월 4년 만에 재개돼 황제가 이동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계단과 문지(門址) 등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나 청장은 "내년에 만월대에 대한 공동 발굴이 계속돼야 하고 평양 내 고구려 벽화를 발굴하면 보존처리 해야 하는데 우리가 기술이 좋다"며 "유네스코가 도와주고 있는데 우리가 직접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평양의 고구려 고분은 아직 발굴 성과가 발표되지 않은 고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 청장은 올해 초 언론을 통해 제기했던 '국보1호 교체'에 대한 소신을 재확인 했다.

나 청장은 "국보나 보물의 번호는 행정관리를 위한 숫자일 뿐이다. 숭례문이 국보 1호가 된 건 일제 시대 중앙청에서 가까운 것부터 정했기 때문이다. 1호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문제다"고 교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게다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스님이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숭례문 대신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지정하자는 1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 '국보 1호 교체'가 공론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 청장은 "숭례문은 화재로 소실됐다가 복원됐기 때문에 국보1호 교체에 대한 공론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국보 숭례문' 같은 식으로 번호는 빼고 국가 지정 문화재 별로 별도의 관리번호를 매길 수 있다"고 제안했다.


p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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