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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과 필요성, ‘조화로운 팀’을 지향한 슈틸리케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2-23 07:07 송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무대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한 23명의 면면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대략적인 ‘골격’을 가늠할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컵에 함께할 명단을 공개했다. 대표팀 터줏대감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발탁까지 평범과 파격을 넘나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흥미진진한 그림이지만 선택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특징’ 있는 선수를 선호했고 꼭 ‘필요한’ 선수를 택했다. 모든 것의 중심은 ‘조화로운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먼저 슈틸리케는 필요한 자원인데 발탁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제외 이유부터 설명했다. 홍정호와 윤석영이 대표적인데,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는 “홍정호는 발등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약 3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윤석영 역시 허리와 발목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내 기본적인 철학은, 선수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말로 더 악화될 위험성을 가진 선수를 무리하게 발탁하지 않았다는 뜻을 전했다. 선수를 위한 배려로 배제했다는 설명이었다.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할 23명의 정예 요원들이 결정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의 기준은 ´팀´이었다. ´특징´을 갖춘 ´필요한´ 선수들로 ´조화´를 강조했다. © News1 DB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할 23명의 정예 요원들이 결정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의 기준은 ´팀´이었다. ´특징´을 갖춘 ´필요한´ 선수들로 ´조화´를 강조했다. © News1 DB

제외하는 것에 있어서는 선수를 고려했으나 발탁함에 있어서는 철저히 팀만 생각했다. 과연 이 선수가 팀의 조화로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판단했다. 이정협이라는 무명의 공격수가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3명의 공격수를 선택했다. 이근호와 조영철 그리고 이정협이다. 이런 의외의 조합이 나온 배경은 ‘전술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영철은 제로톱 전술에서 ‘가짜 9번’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다. 이근호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공격수로 많은 활동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이정협은 목마르게 찾고 있는 타깃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설명을 전했다. 각각 바라는 임무가 달랐다. 슈틸리케는 ‘다른’ 선수가 필요했고 때문에 상주상무에서도 백업에 가까운 이정협이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슈틸리케는 “현재 한국에는 비슷한 성향의 공격수들이 많다”는 뜻을 전했다. 상대방 진영 깊숙이 들어가 타깃맨 역할을 해줄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는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이동국과 김신욱을 끝까지 염두했지만 부상 때문에 발탁할 수 없었다”면서 기존 공격수들과는 다른 스타일이 필요했다“는 말로 이정협을 선택한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이름값에 연연해 유사한 스타일의 선수를 겹쳐 발탁하지 않았고, 이름값은 떨어지나 팀에 가려움을 긁어줄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면 과감하게 발탁했다. 2014년 K리그가 만든 ‘히트 상품’ 한교원 역시 ‘특징’을 높이 산 케이스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은 언뜻 기술적으로는 다소 부족하다 느껴질 수 있다. 때로는 열정이 너무 넘쳐 가끔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 뒤 “그래도 최종적으로 선발한 이유는, 이런 선수가 팀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노력하는 선수다. 이런 선수가 있으면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도움을 준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냥 ‘특별함’만 외친 것도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는 왼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장현수도 중앙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가 가능하다. 기성용 역시 수비적인 역할부터 공격적인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면서 “한 대회를 출전하는 팀에는 멀티자원들의 존재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정된 인원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들도 적절히 배치했다는 뜻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기본적으로 우선되겠으나 결국 팀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가를 항상 배경에 놓고 판단한 흔적이 보이는 선택이다. 차두리와 곽태휘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가미된 것 역시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특징을 갖춘 필요한 선수들로 만든 조화로운 팀’. 아시안컵 멤버를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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