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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마다 술병 뒹구는 울산 공원 화장실 왜?

범서체육공원 화장실, 추위 피한 청소년들 일탈장소 전락

(울산=뉴스1) 김규신 기자 | 2014-12-22 14:34 송고
일요일인 21일 아침 찾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소재 범서생활체육공원 공중 화장실은 누가 보더라도 일반적인 화장실로 볼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이 돼 있었다. 이곳 화장실은 매주 토요일 밤이면 추위를 피해 찾아온 청소년들의 음주 일탈 장소가 된다는게 이 곳 관리자의 설명이다. © News1 김규신 기자
일요일인 21일 아침 찾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소재 범서생활체육공원 공중 화장실은 누가 보더라도 일반적인 화장실로 볼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이 돼 있었다. 이곳 화장실은 매주 토요일 밤이면 추위를 피해 찾아온 청소년들의 음주 일탈 장소가 된다는게 이 곳 관리자의 설명이다. © News1 김규신 기자
주민 생활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원 화장실이 주말 밤마다 추위를 피해 찾아온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요일인 21일 아침 찾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소재 범서생활체육공원 공중 화장실은 누가 보더라도 일반적인 화장실로 볼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이 돼 있었다.

    

두루마리 휴지가 수 없이 풀어 헤쳐져 화장실 곳곳에 깔려 있었고 바닥 이곳저곳에는 소주병과 종이컵, 음료수 병들이 나뒹굴면서 이곳이 화장실인지, 쓰레기 집결장인지 늘어서 있는 변기를 봐서야만 확인이 가능했다.

    

이곳 관리를 맡고 있는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직원 박모(65)씨는 혀를 끌끌 차면서 바닥에 깔린 쓰레기들을 종량제 쓰레기 봉지에 옮겨 담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50리터 쓰레기 봉지 2개 분량에 쓰레기가 가득 채워졌다.

    

박씨는 이런 현상이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한 시기인 10월, 다시 말해 가을부터 매주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사이에 되풀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실에 배관 동파를 막기 위한 난방장치가 있는데 주말 밤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삼삼오여 이곳에 모여 술을 마시는 등의 일탈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별 게 다 나옵디다. 술병은 보다시피 오늘도 나왔고, 심지어 본드도 나옵디다. 그뿐 아닙니다. 언젠가는 여자 속옷까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됐어요. 그야말로 말문이 막혔지요. 뭐."

    

그러면서 박씨는 야밤에 화장실을 찾은 이들이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들이라고 추정했다.

    

2주 전 쓰레기 더미 속에서 휴대전화가 발견했는데 전화기를 찾으러 온 이도 여고생 나이대로 어리게 보였다는 것이다.

    

이날 박씨와 함께 찾은 화장실은 범서생활체육공원 서편 화장실.

    

박씨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동편에 위치한 화장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밤 늦은 시간에는 문을 잠가 놓으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즉각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안 해봤겠습니까? 문을 잠가 봤지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여기 화장실 창문 보이지요. 아침에 와 봤더니 이 창문들이 남아나지 않고 다 깨져 있더군요. 창문을 넘을 때 발판으로 삼느라 그랬는지 배관도 일부 파손됐습니다. 거기에다 화장실 벽 옆으로 크고 작은 볼일까지…”

    

그는 그 이후로는 정말 급하게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주민들이 있겠다 싶어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했다. 덕분에 주말 마다 화장실 안은 이 지경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날 이 공원을 찾은 주민들은 박씨가 한창 청소를 진행 중이던 화장실을 보면서 열이면 열 모두 어이 없어했다.

    

그러면서 공원 관리와 청소년 일탈 예방을 위해 CCTV 설치와 주말 밤 청소년 계도 활동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범서읍 천상리 주민 박기현 씨는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 화장실을 어떻게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놨나 싶어 불쾌하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계 당국에서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hor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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