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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헤인즈+'순둥이' 심스+'막내' 승리, 3인3색의 힘

(서울=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2014-12-21 07:42 송고

올 시즌 20승7패를 기록하며 1위 모비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SK에겐 든든한 외국인 선수 2명과 귀화혼혈선수 1명이 있다.

SK가 20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78-70으로 승리를 수확하며 전자랜드전 3연승을 달렸다. 3점슛을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일궈낸 승리라 더욱 인상 깊었다.

이날 문경은 감독은 올 시즌을 이끌고 있는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 박승리의 매력을 꼽았다. 물론 시작은 이날 41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몰아친 애런 헤인즈였다.


 SK의 든든한 주춧돌을 맡고 있는 애런 헤인즈, 박승리, 코트니 심스(왼쪽부터)가 문경은 감독의 재산이다. © News1 DB
SK의 든든한 주춧돌을 맡고 있는 애런 헤인즈, 박승리, 코트니 심스(왼쪽부터)가 문경은 감독의 재산이다. © News1 DB


"하나는 악바리고 하나는 순둥이에요."

'악바리' 헤인즈의 승부욕은 어마어마하다. SK는 17일 모비스전에서 1점 차로 패해 1위 기회를 코 앞에서 놓쳤다. 당시 헤인즈가 버저비터와 함께 전준범으로부터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자유투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추가 자유투는 림을 벗어났고, 헤인즈는 자책감과 아쉬움이 뒤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화도 났다. 내가 자유투를 넣지 못했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다시 코트로 나갔다. 새벽 1시까지 양쪽 골대에서 각각 200개의 자유투를 혼자 훈련했다.

헤인즈는 "자유투를 던지기 전 나만의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규정이 자유투를 5초 안에 던져야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헷갈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날 자유투 훈련을 하면서 감을 되찾았다. 와이프가 왜 하던 대로 던지지 않느냐고 물어 룰이 바뀌었다고 설명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헤인즈는 20일 자유투 18개 중 15개를 성공했다. '그날 밤' 훈련이 제대로 도움된 것이다. 2점슛도 16개 던져 13개를 넣는 등 홀로 41득점을 폭발시켰다. 헤인즈의 개인기가 코트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문경은 감독도 "자기 반성을 할 줄 아는 선수가 진정한 프로다. 어떻게든 이기려는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됐다"라며 헤인즈의 승부욕을 칭찬했다. 그는 "무엇보다 5년 이상 우리나라에서 뛴 경험이 든든하다. 한국형 용병이다. 이해력이 뛰어나다"며 헤인즈를 '굴러온 복덩이'라고 말한다. 

헤인즈는 2008~09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농구에 데뷔했다. 벌써 올해로 7시즌째 맞고 있다. 올 시즌 27경기에 나가 21.22득점 8.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고 있다. 통산 득점은 6096점을 기록하며 조니 맥도웰의 7077득점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승부를 향한 '악바리 근성'을 앞세워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순둥이' 코트니 심스는 '착실한 선수'다. 

문경은 감독은 "심스는 말 그대로 순둥이다. 너무 착하다"고 말했다. 이어 "LG로 이적한 정성수가 심스보다 한참 동생인데 뒤통수를 때리는 등 장난을 쳐도 마냥 웃는다. 욕도 절대 하지 않는다. 한국 무대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들이 F나 S로 시작하는 욕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으나 심스는 아무리 당황해도 '오 마이 갓(Oh, My God)'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사실 심스는 최근 4경기에서 평균 6분 가량 뛰고 있다. 출전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문 감독은 "심스가 '감독, 나를 퇴출시키려고 이러는 것 아니냐’는 농담과 함께 상황을 이해해준다. 그래도 1순위로 뽑힌 선수 아니냐"며 고마움을 전했다.

심스는 2012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KCC가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 나가 평균 7.62득점 4.4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형들과 달리 막내 박승리는 아직 철부지다. 문경은 감독은 "처음 한국에 올 때 내가 잘 키워줄 테니 예전에 배운 것들은 모두 포맷하라고 말했다"고 운을 뗐다. 

문경은 감독은 지난해 귀화 혼혈 선수 우선 지명권이 있던 상태에서 문태종 대신 박승리를 택했다. 프랜차이즈 선수인 김민수를 잡기 위해서였다. 헤인즈와 심스가 팀에 잔류했기 때문에 박승리를 키우는 데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문 감독은 "최소한 훌륭한 식스맨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박승리는 핑계가 많았다고 했다. 결국 문 감독이 "박승리에게는 '네'라고 대답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엄한 교육 끝에 박승리는 27경기에 나가 평균 5.44득점 4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20일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도 6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경은 감독은 "이제 우리 승리의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았냐"고 말하며 박승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쑥쑥 크는 것을 보면 대견하다. 처음 김선형, 변기훈, 최부경에게서 느꼈던 기분이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렇게 3인3색 선수들과 함께 SK는 1위를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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