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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얹어 주겠다" 담배소매점에 '쓸이꾼' 등장…섣부른 인상 부작용

담배 3갑 이상 판매하는 편의점 드물어…기존 제품과 차이 없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4-12-20 11:00 송고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담뱃값이 오르기 전 꾸준히 사 모아두려는 흡연자가 늘어 일부에선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4.1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담뱃값이 오르기 전 꾸준히 사 모아두려는 흡연자가 늘어 일부에선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4.1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일부 흡연자들의 담배 사재기가 잇따르면서 정부의 성급한 정책 시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담배 사재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불법 사재기를 할 경우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예고했지만 대안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전문적으로 담배를 대량 구입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가격 인상안이 통과되기에 앞서 이 같은 움직임을 우려한 목소리가 나왔지만 정부는 되레 소매점들의 담배 보유 물량 제한을 풀어주기도 했다.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과 대방동 편의점 7곳에서 담배를 구입해본 결과 1갑 이상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단 1곳 밖에 없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과 대방동 편의점 7곳에서 담배를 구입해본 결과 1갑 이상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단 1곳 밖에 없었다. © News1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과 대방동 편의점 7곳에서 담배를 구입해본 결과 1갑 이상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단 1곳 밖에 없었다. © News1
A편의점 관계자는 "물건이 없어서 안된다"며 "지금 우리 창고에 쌓인 재고 자체가 없다"며 "술자리 내기에 져서 담배를 여러갑 사가야하는 취객과 말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에는 판매를 거부한 편의점 직원과 소비자 간의 폭행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어서 담배를 구입하러 온 손님 중 가장 가장 많이 구입하려했던 이의 주문 내용을 묻자 전문 '쓸이꾼'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한 갑에 500원씩 더 낼테니 팔라는 손님이 있었다"며 "쓸이꾼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웃돈을 얹어주겠다고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B편의점 관계자는 "9월까지는 이정도로 부족하지 않았는데 이후부터 물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했고 최근 담뱃갑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진열대를 채워 넣기도 어려울 정도가 됐다"며 "주머니에 담배를 가득 채운 채로 들어와서 제품을 한갑씩 사가는 손님들도 적잖게 있다"고 설명했다.

사재기 움직임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곳곳에서 일어나자 담배가 없어 팔지 못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물량을 축적해놓고 담배를 진열하지 않는 편의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이후에 판매될 제품과 기존 상품이 차이가 없는 만큼 정책 시행 이후에 판매해 높은 마진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선호하는 담배를 구입하기 어려워지자 정부의 성급한 담뱃값 인상 정책을 비난하고 나선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 온라인 흡연자 카페에는 "담배에 쓰인 제조일자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으니 숫자를 도드라지게 표기하자"는 제안이 게재되기도 했으며 "1월부터 판매될 제품은 포장을 달리하거나 표시를 해서 구분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정책 시행에 앞서 사재기를 방지할만한 최소한의 '장치'조차 준비하지 않고 성급히 시행하는데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C편의점 관계자는 "우리는 양심있게 팔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물량을 쌓아놓고 1월까지 버틸 수 있다"면서 "정부가 대안도 없이 인상안을 추진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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