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이 주유소는 서울 시내 최저가로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당 1,645원이다.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11.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장 초반 전일대비 4%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하락 반전해 4.2% 밀린 배럴당 54.11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5년래 신저점이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4% 올랐지만 마감가는 1.91달러 하락한 59.27달러를 기록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전략가 존 킬더프는 "우리가 콘탱고에 있기 때문에 결제일을 앞두고 받는 압박은 거세진다"고 지적했다. 콘탱고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에 멀수록 높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킬더프는 콘탱고는 하락장세의 신호라면서 "내일 정규거래에서는 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트레디션 에너지의 진 맥길란은 "시장에 일부 숏커버링(매도한 주식을 재매수해 주가가 상승)이 있었다. 이 매수세가 끝나면 하락세는 다시 나타난다. 투자자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에 시장에서 빠져나가려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장관은 현 유가 수준은 "일시적이며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다른 대형 원유생산국의 도움없이는 감산에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오펙 회원국들이 자체적으로 현 수준의 유가 하락을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5거래일 동안의 WTI 선물 가격 추이(배럴당 달러) © News1 |
맥길란은 처음에 시장은 유가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알-나이미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유가는 상승했다. 하지만 나중에 시장은 오펙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유가는 다시 하락했다고 전했다.
최근에 시장에서는 유가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차츰 확산됐다. 원유 생산업체들이 내년도 신규 사업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원유 관련 주식들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마라톤 오일의 경우, 내년에 자본 지출을 20% 줄인다고 최근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반락으로 유가가 새로운 저점을 찾고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가 바닥은 계절적으로 수요가 약한 내년 2월 말이나 3월쯤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내놓고 있다.
최근 유가는 18일 1월 선물 옵션 마감을 앞두고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킬더프는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짧은 안도 랠리가 펼쳐졌는데 모든 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지속적인 하락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유가가 바닥을 칠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은 지출 감소가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치는 데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즉, 그 시간 동안 원유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내년에 일일 생산량이 수십만 배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는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 원유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균형 재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유가가 약 100달러 수준이 돼야 한다.
이날 웰스 파고 어드바이저스의 선임 전략가 폴 크리스토퍼는 내년도 WTI 가격을 60~70달러로 소폭 낮췄다. 그는 내년에 유가는 반등세를 보일 것이지마 무척 변동성은 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