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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통진당 사태는 우리안의 파시즘…'비굴의 시대'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12-19 15:23 송고
한겨레출판.© News1


"비국민 색출. 통합진보당(통진당)과 전교조 마녀사냥에 이어 새로운 대중적 진보 조직을 겨냥해 완전히 망가뜨리지는 못해도, 그 역량을 대폭 약화하고 발언권을 죽여 사회적으로 고립무원이 되게 한다."(24쪽)

좌파 논객으로 한국 사회에 끊임없이 쓴소리를 해온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한국학 교수는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 정치에 대해 이렇게 예언했다.

1년여가 지난 이 시점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의 해산과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고 우리는 그의 우려에 더 귀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노자는 '비굴의 시대'(한겨레 출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 곧 '재파쇼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보다는 "한국의 사회 조직 방식이나 사회 문화는 여전히 파시즘적"이라며 우리 안에 내재한 전체주의적 요소를 보라고 지적했다.

통진당의 정당해산을 두고 벌인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7명이 해산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그의 얘기를 마냥 부정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박노자는 '이석기 사태'도 "궁극적으로 그가 우리 부대의 '적'을 적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우리 부대가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에 대해 독자적 판단을 한 점"이 "커다란 군부대인 대한민국에서 죽을죄보다 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의 우려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가 만든 냉혹한 사회 분위기로 이어진다. 이 시대를 "전례 없는 더러운 시대"라고 진단한 그는 “사회적 연대 의식은 증발하고, 저마다 자신과 몇 안 되는 피붙이들의 잇속만 추구하고, 타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각자도생의 사회”가 바로 우리가 발붙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하는 대안은 비굴하고 잔혹한 시대를 철저히 응시하라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를 냉철히 진단하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자신의 모습을 여실히 살핀다면 각자도생의 시대에 인간 본원의 의무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겨레 블로그 '박노자 글방'에 연재했던 글을 주제별로 선별해 묶었다.

한겨레. 1만7000원.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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