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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전표에 "도와주세요"…납치오인에 경찰 출동

"다단계 나가고 싶어서…" 경찰, 수사 착수 예정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4-12-18 23:38 송고 | 2014-12-19 00:00 최종수정

다단계 회사를 나가고 싶은 한 남성이 은행 직원에게 건넨 메모가 납치 오해를 불러 일으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또 다른 남성 B씨와 함께 전날 오전 11시20분쯤 인천 연수구의 한 은행을 방문해 창구 직원 C씨에게 통장과 전표를 건넸다.

    

그런데 C씨가 A씨로부터 받은 전표에는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A씨 뒤에는 B씨가 서 있었다.

    

C씨는 "기계가 고장나서 통장이 안나오고 있다"며 기달려줄 것을 요청한 뒤 휴대전화 메시지로 "은행에 납치범이 있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B씨에게 납치된 것으로 보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B씨는 C씨에게 통장을 그냥 다시 돌려달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C씨는 "통장이 기계에 걸려서 안나온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재차 요청하며 두 사람을 붙잡아뒀다.

    

10여분이 지난 뒤 관할 경찰서 강력팀 형사들과 인근 지구대 팀장 등이 현장에 출동해 B씨를 붙잡았지만 알고보니 그는 납치범이 아니었다.

    

B씨와 A씨는 각각 다단계 회사의 직원과 회원으로 이날은 B씨가 자신의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기 위해 A씨와 함께 은행을 방문한 것이었다.

    

평소 다단계 회사를 나가고 싶었던 A씨는 그동안 회사에 얘기를 못하다가 이날 돌연 C씨에게 전표를 건네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그가 A씨를 폭행하거나 은행에 강압적으로 데리고 온 것은 아니라고 보고 B씨를 귀가조치했다.

    

하지만 다단계 회사들이 회원들의 퇴사를 강압적으로 막는 등 불법행위가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심한 성격의 A씨는 그동안 회사에 나가고 싶다는 말을 못했던 것 같다"며 "이날 회사에서 데리고 나와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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