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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연말성과급 '극과극'…실적따라 울고 웃는 직원들

정유·조선 등 성과급 꿈도 못꿔...삼성전자 4년만 반토막
현대차는 임단협 따른 안정적 성과급...대우조선도 '반색'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12-18 19:05 송고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와 내려지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서울 아침 출근길의 체감온도는 -17도까지 뚝 떨어졌다. 2014.12.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와 내려지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서울 아침 출근길의 체감온도는 -17도까지 뚝 떨어졌다. 2014.12.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 

단순한 말이지만 이만큼 냉혹한 표현도 없다. 성과급이 지급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기업 임직원들은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연말보너스는 커녕 연봉삭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아예 한푼도 받지 못하는 기업들도 꽤 많다. 조선 정유 등 일부 업종은 연말보너스가 '제로'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그나마 절반을 건졌다. 현대차는 성과급 체계가 다른데다 비교적 실적이 좋아 안심하는 분위기다. 더 우울한 곳은 같은 업종내에서 성과급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경우다. 업종불황을 함께 겪었는데 어떤 곳은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 어떤 곳은 텅빈 봉투를 받게 된다. 포스코나 현대제철도 올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덕에 성과급을 챙긴다. 그러나 다른 철강업체들은 보너스가 없다. 조선업종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잭팟 덕에 살림살이가 나아졌지만 다른 조선업체들은 보너스는 고사하고 자리보존이 걱정이다.

◇우울한 연말...정유-통신 등 성과급 '아~옛날이여'

정유업종은 올 하반기 유가급락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평소 임직원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정유업계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은 성과급 미지급을 결정했고 현대오일뱅크도 불안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500%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올 4분기 실적을 확인한 후 성과급 지급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봉이 깎일 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09년부터 임금유연화 제도를 도입했다. 연봉의 10%(임원은15~20%)를 적립하고 영업적자가 나면 회사가 이를 회수한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890억원 대 세전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초유의 연봉 삭감이 예상된다.
힘든 한해를 보낸 이동통신업계도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통3사는 휴대폰 보조금 과열 경쟁로 상반기에 모두 45일씩 영업정지를 당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는 지난 추석 전후로 각 7일씩 추가로 영업정지를 받았다. 더구나 올해 이통3사가 낸 과징금만도 모두 약 882억원에 달한다.

이동통신업계는 인센티브를 크게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조직별 경영성과와 개인 성과를 측정해 연말 '인센티브 보너스'(IB)를 지급하는데 예년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연말 인센티브가 크게 줄어들거나 안나올 가능성이 높고 KT는 급여체계에 연말 인센티브 제도가 없다. 

◇삼성전자 그나마 절반...현대차 체계가 달라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TAI 명목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는 목표를 정한 뒤 이를 달성하면 월급의 1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반기별로 계열사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A~D까지 등급을 매기고, 소속 사업부의 평가에 따라 금액을 차등 지급한다. 

올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가 부진에 시달렸다. 반도체 TV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스마트폰 사업부는 TAI가 절반 수준으로 깎일 것으로 예상된다.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와 메모리사업부는 100%의 TAI를 받게 된다. 

TAI가 삭감되면서 내년 1월 중 지급되는 초과이익 분배금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PS는 이익 목표를 세우고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20%까지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연봉을 기준으로 최대 50%를 지급하는 데 이 역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아예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업종에 비하면 그나마 절반은 건진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연봉은 상대적으로 낮고 성과급으로 높은 연봉을 보전받는 삼성의 임금 구조를 감안하면 삼성 임직원이 느끼는 박탈감도 크다. 

개념은 다르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안정적인 연말 보너스를 챙긴다. 현대차는 실적에 연동하지 않고 임금 단체협약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한다. 올해 임단협에선 △성과금 300%와 500만원, △IQS 목표달성 격려금 150%, △사업목표달성장려금 37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빈익빈 부익부' 철강-조선...상대적 박탈감 더해

'배고픈 것보다 참기 힘든게 배아픈 것'이라고 했다. 조선·철강 업종은 회사별로 달라진 분위기 탓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 같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일부 회사는 두둑한 성과급을, 일부는 빈봉투만 만지작거려야 한다. 

철강업종 중 포스코 현대제철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 포스코는 2013년 최악의 불황을 겪은 뒤 올해 회복세를 보였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상향 조정했다. 분기별 실적에 따라 1년에 4차례 성과급을 지급하는 포스코는 지난해 통상급 대비 20~50%의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꾸준히 100% 수준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현대제철도 지난해보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본 성과급은 지난해와 같은 300%지만 격려금이 포함되며 지난해보다 인당 50~100만원 많은 성과급이 지급된다.

반면 동국제강, 동부제철은 경영실적 악화로 올해에도 성과급 지급이 어려울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011년 이후 직원들에 성과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동부제철 역시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난 몇 년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조선업종도 희비가 엇갈린다. 통상 조선3사의 실적은 매년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올해는 대우조선해양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말 기본급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영업이익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최대 300%다. 회사는 이미 100%를 여름휴가 이후 지급했고, 100%는 이달말에, 나머지 100%는 1월 이사회 후 지급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은 탓에 연말 보너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현대중공업은 최악의 노사갈등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12년 노사가 합의한 지급기준에 따라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올해는 이 규모가 크게 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도 사정이 어렵다. 목표실적 미달로 TAI는 절반으로 줄어들고 '초과이익분배금(PS)'은 받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로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고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무산으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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