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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까지 상장 매듭…삼성 사업재편 남은 카드는?

지주사 전환설은 가능성 낮아...전자계열·중공업 등 사업재편은 계속될 듯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12-18 16:21 송고
2014.12.18/뉴스1 © News1
2014.12.18/뉴스1 © News1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제일모직이 1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제일모직의 상장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 상장으로 승계구도가 공고해졌다. 또 제일모직 상장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금융시장과 산업계의 관심은 삼성의 다음 행보에 쏠려있다.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주요 계열사간 사업재편 및 빅딜을 진행해 왔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경영쇄신안 발표부터 삼성그룹의 변화는 시작됐다.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은 '아직도 진행형'이란 데엔 이견이 없다.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방향은 크게 두가지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과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는 통폐합이 또다른 방향이다. 남은 사업재편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이슈보다 사업시너지 확대를 목적으로 한 통폐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선 제일모직 상장을 두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지주회사 전환은 비용에 비해 실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제일모직 상장으로 순환출자도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단순화를 어느 정도 이뤘다는 평가다. 

사업시너지를 위해 필요한 통폐합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차례 실패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분산돼 있는 건설사업의 통폐합, 부품소재부문 전자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의료사업의 통폐합, 남아있는 화학사업의 처리 등이 대표적이다.
◇주당 565만원...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지배구조 일단락

제일모직은 이날 공모가보다 2배 높은 10만6000원의 시초가로 거래소에 상장됐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6.6% 상승한 11만3000원에 상장 첫날 거래를 마쳤다. 제일모직은 상장에 앞서 주식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한 바 있다. 5000원짜리 주식으로 환산하면 무려 565만원에 달하는 황제주인 셈이다. 

제일모직 상장과정에서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 등 일부 주식을 매각했다.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8%의 지분 중 4%를, 삼성카드가 보유한 지분 5%로 전량 매각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순환출자 구조가 단순화됐다. 이외에 금융계열사, 삼성물산 등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연결된 순환출자 고리 3개도 한꺼번에 사라졌다. 

◇삼성 경영쇄신 6년에 걸친 작업...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2013년 7월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매수하고 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제일모직(현 삼성SDI) 패션부문을 인수한 것이 신호탄이다. 

더 과거로 넘어가면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발표한 삼성 경영 쇄신안의 연장선이다. 이 회장은 2008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며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는 당시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에는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 경영권에 위협을 받는 문제가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내부에서도 "지주회사 전환은 비용보다 실익이 없는 것오 파악한다"며 "지주회사 전환 대신 지배구조 단순화가 더 초점이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지주회사 대신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2008년 쇄신안에선 "순환출자 문제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순환출자 해소 약속을 2014년에 이행에 옮긴 셈이다. 

◇삼성그룹 남은 과제는 사업 시너지 재편

시장의 관심은 삼성그룹의 남은 사업재편 작업이다.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의 큰 그림은 일단락됐다고 보면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사업재편이 남아있다. 

증시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재편 시나리오는 몇가지로 압축된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메디슨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일각에선 이미 해당 직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는 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부품 계열사간 시너지 찾기 작업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핵심계열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들 회사간 사업의 재편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이 추가 검토될 수 있다. 

삼성SDI는 옛 제일모직의 소재 부분을 흡수합병했다. 삼성SDI는 향후 5년내에 매출을 20조원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013년 기준 9조원 수준인 매출을 2배 이상 늘리려면 추가 사업부를 흡수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삼성전기 디스플레이 등도 미래 먹거리를 추가 발굴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간 통폐합이 필요하다. 

한차례 실패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간 통합 작업은 다시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흡수합병 방식도 가능하고 사업간 재편도 가능하다. 이외에 주요 계열사별로 떨어져 있는 건설 부문을 통폐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이외에 유일하게 남은 화학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처리, 계열사간 지분 정리 작업등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지배구조 및 사업 재편은 당분간 이어져 산업계 및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이란 의미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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