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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명동·이화여대는 중국區…서울을 점령한 요우커들

(서울=뉴스1) 김희은 인턴기자 | 2014-12-18 15:26 송고 | 2014-12-18 16:27 최종수정
중국어 간판이 보이는 명동 거리(위 사진)와 이화여대 캠퍼스 안의 중국인. (KBS 뉴스 캡처)
중국어 간판이 보이는 명동 거리(위 사진)와 이화여대 캠퍼스 안의 중국인. (KBS 뉴스 캡처)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명동 거리. 한복판의 커다란 트리와 곳곳의 장식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 데이트, 쇼핑 장소로 오래 전부터 인기 누리던 명동. 요즘도 명동은 여전히 많은 사람으로 붐비지만 요즘 명동에 가면 이곳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린다.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 ‘요우커’들이 명동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많이 들려오고, 화장품가게나 옷가게들의 간판에서도 중국어를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 여행 갈 필요 없고, 명동에 가면 중국 여행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고도 했고, “명동에 가면 내가 이방인인 것 같아 이제 명동 안 간다”라고 한 누리꾼도 있다.

▲ 명동 상권은 함박웃음

명동 상권은 ‘요우커’들 덕에 함박웃음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에서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명동 상권은 중국어 가능한 종업원을 뽑고, 호객 행위를 중국어로 하면서 중국인들의 지갑 열기에 열중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한 누리꾼은 “일을 하다 보면 한국인보다 중국인을 상대할 일이 훨씬 더 많다. 또 중국인들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 가기 때문에 중국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했다.

▲ 몸살 앓는 이화여대

명동과 유사한 곳이 서울에 또 있다. 독특하게도 그곳은 바로 학교다. 명동에서 쇼핑을 마친 중국인들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로 몰려간다. 학교 이름인 ‘이화’는 중국어로 ‘돈을 벌다’는 의미인 ‘리파’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화여대는 한국 관광을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관광 명소로 통한다. 중국에서 발행되는 서울 여행 안내 책자에 이화여대가 소개돼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학교와 학생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인들은 학생들의 공간인 학교를 제대로 점령했다. 학교 캠퍼스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열람실 창문에 붙어서 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하고, 심지어 캠퍼스를 걸어다니는 학생들을 몰래 촬영해 블로그에 올리기까지 한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식 사진은 중국 블로그에 가서 확인하면 된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명동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들 덕분에 활기를 찾았지만, 학문의 장인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하니 상황은 심각하다. 한 누리꾼은 “나도 친구 만나러 이화여대에 간 적 있는데, 정말 심하더라. 중국인 반 학생 반이다”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학교 캠퍼스는 외부인 출입 금지 하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정문부터 관광객의 출입을 막기는 무리다. 임시방편으로 학교 건물 출입구 앞에 ‘관광객 출입금지’라는 중국어 푯말을 달아놓긴 했지만, 중국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화여대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시험공부를 하다 피곤해서 학교 소파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중국인들이 자신을 찍고 있어 당황했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교내 헬스장에서 땀 흘리며 운동을 하는데, 한 중국인이 사진을 찍기에 달려가서 지워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피해는 곳곳에서

이화여대뿐 아니라 서울 곳곳의 시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남산타워 갔다 내려와서 화장실을 갔는데, 중국인이 나온 칸에 들어갔는데 너무나도 더럽혀져 있어서 불쾌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의식 수준이 너무 낮다”고 일방적인 비난을 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또 제주도를 언급한 댓글도 있었다. 해당 댓글에 따르면, 제주도 땅을 중국인들이 빠른 속도로 사들이고 있어, 제주도가 중국인에게 점령될까 봐 겁난다는 것이다.

▲ 우리의 태도도 되돌아보자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의 태도 및 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우리의 태도도 우선 되돌아보자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인도 그렇지만, 우리도 해외 가서 행동을 조심하는지 돌아보자”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럽의 한 관광지 벽에 한국어 낙서가 남아 있어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물론 우리 국민들의 수준은 날로 좋아지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몰상식한 행동을 거울삼아 우리부터도 해외 관광지에서 조심하자는 것이다.

또 관광객들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도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일본에서 온 친구가 한국 택시를 탔다가 바가지를 썼다. 원래 나와야 하는 요금의 배 이상 나왔다고 하던데, 내가 괜히 미안했다”고 전했다.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날로 증가하고 있기에, 관광객들에게 괜찮은 대우를 해 줘야 관광객들도 우리 땅에서 좋은 태도를 가지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khe45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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