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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때문이라더니'…롯데시네마, 월드타워상영관 진동원인 은폐 의혹

서울시 "사건 당시 조용한 영화 상영, 윗층 진동 전달되는 구조적 결함이 원인"
아쿠아리움도 '개장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초기 입장서 후퇴, 뒤늦게 정밀 진단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4-12-18 06:30 송고
17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에 일시 영업 중단 안내문이 놓여져 있다.  2014.1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롯데월드타워 상영관의 진동 원인을 두고 서울시와 롯데시네마 측이 상이한 조사결과를 발표해 롯데 측이 구조적인 결함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네마와 함께 아쿠아리움도 시공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안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의 행정조치에 따라 17일부터 문제가 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과 아쿠아리움의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진단을 진행한다.

시네마 상영중단은 지난 10일 14관의 스크린과 상영관이 심하게 흔들려 관객들이 영화 상영 도중 뛰쳐 나오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롯데시네마는 소동이 있은지 이틀 후인 12일 "기술팀 확인 결과 고성능 음향효과를 구현할 때 해당 영화관에서 진동이 감지됐다"며 "음향시설에 대한 조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관람객들을 불안에 떨게했던 진동의 원인을 음향문제로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가 파악한 흔들림의 주원인은 전혀 다른 데 있었다. 서울시는 롯데시네마의 해명이 있고 난 뒤 나흘 뒤인 16일 "진동 원인을 찾기 위해 서울시와 건축구조분야 자문위원들이 윗층 4D관(19관)의 관람석 의자를 흔들리게 작동하고 진동을 측정했다"며 "계측결과와 구조도면을 분석한 결과 4D관 관람석 의자에서 발생된 진동이 바닥을 통해 아래층 14관으로 전달돼 진동현상이 발생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영사실에서 미세한 떨림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스크린에서는 투사되는 화면의 떨림은 크게 증폭된다"며 "14관 영사실은 상부층 바닥에 매달려 있어 진동이 전달되기 쉬운 구조로 전체 구조물에 대한 정밀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동의 주원인을 놓고 롯데시네마와 서울시가 엇갈린 발표를 한 것이다. 앞서 롯데시네마는 서울시가 진동의 주 원인으로 지목한 윗층 상영관의 진동의자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와 관련 롯데시네마는 "서울시와의 점검결과 4D관 관람석 의자에서 발생한 진동과 해당 관의 고성능 음향효과로 진동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지 영화관 전체의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여러가지 원인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했지만 음향을 진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에서 지목한 윗층의 진동 의자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견해는 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람객이 뛰쳐나오는 10일 사건 당시 14관에서는 조용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위층의 진동의자를 주원인으로 추정하고 조사한 결과 실제 진동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음향은 사건 당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서울시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운영 주체인 롯데시네마가 이를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은 21개관 4600여석을 갖춘 아시아 최대 상영관이다. 기네스북 인증 세계 최대 스크린(가로 34m, 세로13.8m)이 설치된 '수퍼플렉스G', 국내 최대 규모인 220석의 4D 진동의자를 갖춘 '수퍼4D' 등의 상영관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규모에 집착한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 공식 페이스북에는 "국내 최대, 세계 최대만 노리는데 수백석 의자가 동시에 움직이게 해놓고 그걸 받치고 있는 아래부분이 멀쩡하길 바라는게 아이러니"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아쿠아리움도 누수 문제도 "아쿠아리움 초기개장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문제"라고 밝혔던 롯데측의 초기 입장과 달리 서울시의 요구로 정밀 조사가 진행된다.

서울시는 "사용제한 필요성 여부에 대해 자문위원들과 재차 검토를 한 결과 아크릴판 지지부위 등의 구조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사용제한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롯데는 해외 수족관 전문업체인 '셈락 랜드스케이프(Cemrock Landscapes)'사를 선정해 수족관의 누수 원인과 유지 보수방법 등에 대한 조사를 19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서울시와 국민안전처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며 정밀 조사결과에 따라 성실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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