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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땅콩 들고 탔다" 승객 말에 대한항공 승무원 "…"

檢 출석 조현아 지켜보는 김포공항 풍경 '살얼음판'
대한항공 직원들 "송년회 전부 취소…알아서 쉬쉬하는 분위기"
시민들 "잘못된 처신 대가 치러야" "검찰수사, 너무한 것 아닌가"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김일창 기자, 윤혜진 기자 | 2014-12-17 16:45 송고 | 2014-12-17 16:51 최종수정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4.12.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4.12.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이를 방송으로 지켜보던 직원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대부분 직원들은 사건과 관련해 말을 붙이기 무섭게 "할 말이 없다"며 곧바로 자리를 피했다.

국제선 승무원 A씨는 "많은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회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돼 직원으로서 속상하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직 승무원 B씨도 "예정돼 있던 송년회도 다 취소됐다"며 "직원들이 다들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건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말끝을 흐렸다.

국제선 승무원 C씨는 "사건 이후 '땅콩을 들고 탔다'며 기내에서 장난을 거는 손님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 승무원들도 앞다퉈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D항공사 국제선 발권 게이트의 직원들은 취재진이 다가가자 대번에 "민감한 문제다. 개인 승무원 입장에서 입을 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국내선 승무원들도 "회사에서 절대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서 인터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조 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죄송하다"는 말 외에는 답을 아꼈다. 지켜보던 승객들은 "제대로 사과를 할 줄 모르는 것 같다"며 각기 입을 열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모(30)씨는 "한 명의 잘못된 처신이 우리나라를 국제적 망신으로 몰고 갔다"면서 "철저히 조사해서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시민도 "정식 매뉴얼에도 있지 않은 사안을 들먹이며 국제적 망신을 샀다"며 혀를 찼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인 디미트리 기예르(36)씨는 "프랑스 신문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면서 "조 전부사장의 행동은 잘못됐다(bizarre)"고 말했다.

조 전부사장의 잘못과는 별개로 과도한 마녀사냥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임상병리사 이모(32)씨는 "부사장이란 직권을 남용했지만 회사 압수수색 등은 일을 너무 키우는 것 아닌가 싶다"며 "잘못은 명백하지만 과거 일까지 들추는 것은 과도한 보도 경쟁"이라고 말했다. 


pad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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