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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거짓 해명' 일관 국토부, 대한항공과 다를 바 없다

(세종=뉴스1) 진희정 기자 | 2014-12-17 14:58 송고
© News1

"항공안전감독관들이 과거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국토부에서 일하고 있는 마당에 (사건에)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100% 확신하고 말할 수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대한항공 램프리턴 조사를 맡고 있는 조사관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하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마침 국토부가 '땅콩 회항' 사건으로 박창진 사무장을 조사하면서 대한항공 임원을 동석시킨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을 때 나온 말이다.

앞서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국토부 조사현장에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객실담당 A 상무와 약 19분가량 함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상무는 박 사무장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국토부는 이날 오전 공식브리핑에서 사무장 조사 당시 회사 임원의 동석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임원이 같이 오긴 했지만 조사받을 때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조사 결과를 밝히는 자리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한 셈이다. 
이번 '거짓해명'으로 국토부는 양치기 소년이 됐다. 이미 사건 조사단 6명 가운데 대한항공 출신 2명을 포함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결국 장관이 나서 조사 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했지만 국토부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이번 사건에 관심이 높은 국민들을 상대로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여론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발짝 더 나아가 국토부의 미숙한 업무 처리에 대한 비판도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승객명단을 사흘 동안 숨기고 있다가 지난 15일 국토부에 이메일로 전했다. 또 담당자는 이를 16일 오후에서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관리 감독이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국토부 내부적으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땅콩 하나에 국토부 전체가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안일한 초기 대응이 사건을 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가 행정처분까지 포함한 강경조치를 취했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조사 모든 과정과 그동안의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한항공과의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항공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주무부처로서의 위상을 세워야 할 것이다.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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