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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재밌게 철학하기…'철학 비타민'·'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12-05 18:48 송고
부키.© News1

△철학 비타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철학자들의 말과 사상. 이는 우리가 방황할 때, 움츠러들 때, 자신감이 필요할 때, 막다른 곳에 다다랐을 때 쓸 수 있는 무기다.

'철학 비타민'(부키)은 소크라테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서양 철학사 2600년을 빛낸 올스타 44명의 삶과 사유를 압축해 이들의 가르침을 쉽게 몸에 지닐 수 있도록 한 책이다.

대중 철학 강의와 저술 활동에 전념해 온 도마스 아키나리는 난해한 전문 용어나 지루한 설명없이 철학자 개개인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사상과 연계시켜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

이를테면 헤겔의 변증법을 '롤플레잉게임'(RPG)에, 데카르트는 '은둔형 외톨이'에, 루소의 '일반의지' 개념은 '눈치 싸움'에 빗대 설명했다.

"점심을 카레가 먹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 국수가 먹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나머지 한 사람은 덮밥이 먹고 싶다고 한다. 이때 카레나 국수, 덮밥이라는 각각의 주장을 '특수의지'라고 한다. 요컨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지이다. 그리고 이 특수의지의 총합을 '전체의지'라고 한다. 반면 일반의지는 '라면이라면 모두 OK'라는 식의 통일된 의지로 모든 사람이 납득하는 것이다."(130쪽)
저자는 "때로는 우주의 법칙이, 때로는 신과 영혼이, 때로는 삶의 방식이나 인간관계나 연애가 철학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별세계를 부디 체험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부키. 1만3800원. 256쪽.

알렙.© News1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야구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요?"

"어릴 때 좋아하는 선수를 보면서 꿈을 키웠어."

"그 선수가 누구인가요?"

"데이비드 베컴."

"(당황하며) 축구 선수를 좋아했다면 축구 선수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무슨 소리야, 그럼 여자 좋아하면 여자 되냐?"

'개그콘서트' 코너 '박대박'에 나오는 내용이다. 웃기긴 한데, 도대체 왜 웃긴 걸까.

'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알렙)는 웃음과 유머를 논리학과 철학으로 풀어낸 책이다. 철학자 김성우와 공연 기획자 송진완이 만나 친숙한 개그 프로그램을 소재로 그 속에 숨은 통찰과 가치, 웃음 코드를 짚어냈다.

'박대박' 웃음 코드의 비밀은 프로이트가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에서 말한 농담 기술, '자리바꿈'(Displacement)에 있다. 이는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의도 확대의 오류)를 활용한 농담 기술로 심리적인 에너지가 투자되는 대상의 바꿔치기가 일어남을 의미한다.

'박대박'에서 야구선수는 질문자의 주장을 왜곡해 엉뚱한 새 논증을 제시하면서 논점을 일탈시키고 있다.

저자들은 이런 식으로 논증의 오류들이 '코미디 빅리그', '웃찾사', '코미디의 길' 등 개그 프로그램에서 활용되는 방식을 분석했다.

또 개그를 통해 인문학 고전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도 보여준다. 웃음에 관한 저서를 남겼던 쇼펜하우어, 베르그송, 프로이트, 니체, 브레히트의 저서를 분석해 웃음에 관한 짧은 철학사를 정리했다.

"논리와 철학의 추상적 고원에 개그의 구체적인 나무를 심어 반전과 전복의 웃음을 드리고자 했다. 모순과 불일치의 유머, 해방과 저항의 개그, 위대한 화해와 지혜로운 통찰의 코미디를 통해 웃음의 철학적 코드를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7쪽)

알렙. 1만3000원. 232쪽.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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