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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9연패' 삼성, 총체적 난국…이상민의 해법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4-11-27 17:25 송고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26일 저녁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와 SK 나이츠의 경기에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26일 저녁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와 SK 나이츠의 경기에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9연패. 최강 포인트가드로 명성이 높았던 이상민 감독 마저도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서울 삼성은 '총체적 난국'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은 26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15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69-7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11월에 열린 10경기에서 1승 9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전주 KCC전에서 78-75로 승리한 이후 내리 9경기를 패했다.

한 때 3연승을 달리기도 했던 삼성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것은 외국선수의 기량 난조와 수비 불안, 선수들의 경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시즌 초반 키스 클랜튼의 부상으로 전력 공백이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혼자서 뛴 라이온스가 5경기에서 평균 27.4득점 16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올 시즌 유일한 연승을 달렸었다. 

역설적이게도 대체 외국선수 어센소 엠핌이 온 이후부터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엠핌은 위력적인 기량을 갖추지는 못했고, 라이온스는 위력이 감소한 모습이다. 라이온스는 엠핌의 합류 이후에도 여전히 3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보장받고 있지만, 아무래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이끌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수비다. 라이온스는 뛰어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허술한 수비력으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본래 스몰포워드로 빅맨 외국선수들에게 힘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기본적인 수비 전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다. 라이온스보다도 더 왜소한 체구의 애런 헤인즈(서울 SK)가 팀 수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라이온스 뿐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도 수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삼성의 실점은 10개구단 중 유일한 80점대(80.6실점)로, 압도적인 꼴찌다. 경기 초반 좋은 수비 조직력을 보이다가도 한순간 집중력이 무너지며 무기력하게 실점하는 장면이 유독 잦다.

서울 삼성의 리오 라이온스.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 삼성의 리오 라이온스. © News1 이동원 기자


이는 삼성의 선수들이 비교적 어린 편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승현, 황진원 등 베테랑들이 줄줄이 은퇴하며 팀 평균 연령이 상당히 낮아졌다. 김준일, 박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은 출전시간을 받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을 지닌다.

'경험 부족'은 승부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9연패를 당한 경기들을 살펴보면, 경기 초반에 완전히 무너지거나 3쿼터까지 대등한 싸움을 벌이다 4쿼터에 급격히 무너지는 두 가지 경우였다.

대패를 당하는 것보다 접전 끝에 패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더 큰 타격이다. 승리를 챙기고 흐름을 타야 하는 시점에 그렇지 못하다보니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26일 SK전은 '맥빠지는 패배'의 전형을 보여준 경기였다. 삼성은 4쿼터 초반 라이온스와 이정석의 3점포로 역전에 성공했고, 상대의 턴오버에 힘입어 7점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상대 작전 시간 이후 곧바로 3점슛을 얻어맞아 흐름을 내줬고, 공격에서는 라이온스, 김준일 등의 일대일에 의존한 전술밖에 없었다. 상대의 수비가 강해지자 공격전술을 제대로 전개하지도 못했다. 공격이 봉쇄당한 사이 SK는 점점 점수차를 좁혔고, 결국 삼성은 재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9연패의 시작이었던 지난 6일 원주 동부전(58-60패)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삼성은 3쿼터까지 리드를 잡았지만 4쿼터 단 9점에 묶이며 역전을 당했다. 중요한 순간 물꼬를 터줄 선수가 없었다. 마지막 순간에는 공격권을 얻어 동점 혹은 역전이 가능했지만, 상대의 밀착마크에 당황하며 슛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가드진이 불안정한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삼성은 이정석, 이시준, 박재현 등의 가드를 번갈아 기용한다. 이정석, 이시준이 비교적 경험이 많은 가드들이지만 좀처럼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삼성의 공격패턴이 단순화되는 데에는 가드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트레이드 등의 '충격요법'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거나 외국선수 교체 등의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클랜턴이 돌아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한 달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

감독 첫 해,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상민 감독. 현역시절 명석한 두뇌로 '컴퓨터 가드'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 감독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까.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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