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서울대, 성추행 교수 사건 방관…인권센터는 실명 요구"

27일 피해자 대책위 기자회견…"교수위원회도 공식적 입장 밝혀야"
"피해자 신변 특정 위협도 있었다"…다른 교수들의 성추행 의혹도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4-11-27 15:42 송고 | 2014-11-27 16:04 최종수정
서울대학교 자연대 강모 교수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학생 모임인 '서울대 K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X'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대학교 자연대 강모 교수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학생 모임인 '서울대 K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X'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4) 교수와 관련해 강 교수에 대한 추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소극적인 태도를 규탄하며 사건처리 방침에 대한 공식적인 공개를 요구했다.
 
또 이들은 학내 인권센터가 피해학생들의 실명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인권센터의 조사과정에 대한 의문도 표시했다.
 
'서울대 K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X'(이하 대책위)는 27일 오후 2시30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부 측에 대해서는 사건처리 세부 계획·방침에 대한 공식적인 공개, 교수위원회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등을 각각 요청했다.
 
이날 피해자들은 대리인인 한유미 변호사를 통해 "학교 측은 의혹을 알고 있으면서 본격적으로 진상조사에 나서기는 커녕 언론의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며 사건처리를 방관했다"며 "피해자들은 학교와 인권센터에 적극적인 수사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적절한 대응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같이 요청했다.
 
또 "학내 인권센터도 이미 1명이 실명으로 신고서를 접수하고 진술한 상태에서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학생의 실명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며 "실명 접수가 있어야 강력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게 이해되지 않고 예측되는 피해의 규모, 2차 피해 가능성 등에 따라 조사의 강도를 조절할 수 없다면 인권센터의 존재 의의가 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학생들은 처음 성인이 돼 대학에 첫발을 내딛고 학교생활을 해 나가면서 세상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 이 시대의 지성으로서 보고 배울 수 있기를 교수에게 기대할 것"이라며 "그런데 학생이 교수로부터 평생 안고 갈 상처를 얻고 두려움에 떨며 혼자 힘들어했다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었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1차적으로 원했던 건 강 교수의 깊은 반성과 진심이 담긴 사과였지만 강 교수는 억울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 또 다른 상처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미루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학생들은 성적 대상이 아닌 학생과 교수, 사람과 사람 등의 관계로 교육받고 싶고 그럴 권리가 당연히 있다"며 서울대 본부, 인권센터, 검찰 등에 강 교수의 추가 성폭력 의혹에 대한 조치와 처벌 등을 요구했다.
 
또 "학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강 교수 외 다른 교수들의 성추행 의혹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대가 성폭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한 학교가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한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을 대신해 성명서를 낭독하기에 앞서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피해자 중 일부의 신변을 특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 피해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 대신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 본부 측은 지난 26일 오후 늦게 강 교수가 사표를 제출했다며 사표를 수리하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강 교수는 서울대 학생 다수에 대한 성추행 의혹으로 지난 11일부터 학내 인권센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사표수리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abilitykl@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