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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함 공개시연…소해함 도움 없인 목표물 못찾아

HMS·ROV 외 장비 정상 작동…새 제품 구입해 검증 후 정상가동까진 2년여 걸려

(부산=뉴스1·국방부공동취재단) 김승섭 기자 | 2014-11-26 18:01 송고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해군 구형 구조함인 광양함(왼쪽)과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이 나란히 정박 되어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11.26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해군 구형 구조함인 광양함(왼쪽)과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이 나란히 정박 되어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11.26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해군은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남서방 20km 해상에서 통영함이 차기수상구조함(ATS-Ⅱ)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를 테스트하는 '공개시연회'를 가졌다.
이날 오전 5시 폭풍주의보가 해제된 해상에서 통영함은 기뢰제거함인 옹진함과 무선통신을 주고 받았다.

길이 107.5m로 천안함과 비슷한 크기지만 3배가량(3500t) 무거운 통영함은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함위유지장치(트러스트) 덕에 민첩하게 수 미터(m)씩 움직였다.

잠시후 옹진함으로부터 "온 탑(On Top)"이란 목소리가 통영함으로 전해졌다. 온 탑은 수중에 침몰한 선박 바로 위에 통영함이 정확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통상 구조함은 본체에 장착된 음파탐지기(선체 장착 소나·Hull Mount Sona)를 이용해 스스로 작업 위치를 찾아야 하지만 통영함은 옹진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통영함 건조 과정에서 납품비리 의혹으로 어군탐지기 수준의 HMS(선체고정음파탐지기·소나)가 장착되는 바람에 스스로 목표물을 찾을 수 없어서다.

통상 수중 구조 작업은 소해함(기뢰제거함)과 구조함이 동시에 투입돼 작업을 진행하지만 군이 통영함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HMS를 장착할 때까지는 소해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고 해역에 도착한 통영함은 마치 눈을 감은 상태로 옆 사람이 "앞으로 몇 걸음, 왼쪽으로 몇 걸음" 하는 소리에 맞춰 옹진함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26일 부산 근해에서 해군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에서 해군들이 예인기를 시연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26일 부산 근해에서 해군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에서 해군들이 예인기를 시연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해군과 통영함 제작사인 대우해양조선은 이날 방위사업 비리 태풍의 핵심에 놓여 있는 통영함의 성능과 수중 선체 구조 진행과정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는데 좌초된 함정을 끌어내거나(이초), 인양, 예인, 잠수지원 등 수상구조함의 주요한 작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HMS는 지하 3층에 위치한 소나 장비실만 공개했을 뿐 아예 전원조차 공급하지 않았고 함정 뒤쪽에서 수중 작업 상황을 지시하는 구조지휘소의 10여개 모니터 가운데서도 HMS 모니터는 꺼져 있었다.

이정재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장(해군 대령)은 "현재 달려있는 HMS는 상용장비 수준이어서 군사용으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다"며 "납품 계약을 해지하고 반납할 것이기 때문에 가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사청과 군은 통영함에서 HMS를 탈거해 반납한 뒤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으며 납품 공고에 이어 계약자 선정, 계약, 제작, 장착, 시험, 정상 가동을 위해선 2년 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통영함의 탑재장비 중 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에 장착된 초음파 카메라를 제외한 다른 장비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또한 잠수사들이 수심 91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잠수사이송장치와 감압장치인 챔버, ROV에 장착된 광학카메라, 100m 이상 물을 뿌려 불을 끌 수 있는 소화건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박정식 통영함장은 "구조함의 핵심인 잠수장비와 인양을 위한 크레인, 다른 함정이나 선박을 끌어당기는 유압권양기(1분에 2m 이동) 등 160여 가지의 장비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지난해 실시한 92가지의 시험평가에서도 HMS와 ROV초음파 카메라를 제외한 다른 항목은 모두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박 함장은 또 "통영함은 6000마력의 디젤 엔진 4개가 탑재돼 최고 21노트(39㎞)의 속력을 내도록 설계가 돼 있다"며 "경남 진해에서 출발할 경우 가장 먼 거리인 백령도까지 20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처럼 생긴 본체를 함정이 끌고 다니며 좌우 각각 폭 300m의 해저를 촬영할 수 있는 사이드스캔 소나 역시 선명한 화질을 보여줬다. 다만, 유압권양기와 사이드스캔 소나는 대우해양조선 직원들이 작동했다.

이병권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해군 소장)은 통영함에 대해 "HMS와 ROV초음파 카메라가 없어도 퇴역시기를 이미 넘긴 광양함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광양함의 주요 장비들이 노후화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통영함 인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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