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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빅딜…한화생명을 '팔수 없는-팔지 않는' 이유

삼성-한화생명, 조직.영업패턴 겹쳐 시너지 적고 독과점 이슈
한화, 금융계열사 상시구조조정 등 몸만들기 작업 지속할 듯
한화생명, 2차 희망퇴직 진행…그룹내 캐시카우 역할 고려

(서울=뉴스1) 배성민 기자 | 2014-11-26 17:07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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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삼성 화학계열사를 매입하기로 26일 발표한 가운데 재원 마련을 위해 대표 계열사인 한화생명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화측은 자체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고 분납 등의 방식으로 매각대금으로 추정되는 1조9000억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마디로 한화생명은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IB업계와 금융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의 매각은 없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수면 아래로 이슈가 잠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화와 인수 예정의 삼성 계열사를 포함한 화학 업종의 사이클 전환이 필수로 돈을 마련하지 못 한다면 또다시 루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한화생명이 매각 대상에 오르지 않는 것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한화의 고육책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한화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화생명이 하는 가운데 돈 버는 계열사까지 매각한다면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 정유.화학.태양광 등 화학업종 전반의 산업 사이클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주요 이유일 수 있다.

한화생명이 그룹의 전반적인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도 변수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생명은 한화케미칼로부터 서울 소공동 한화빌딩 토지 및 건물을 1255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또 2011년에도 한화케미칼로부터 장교동 한화빌딩(연면적 7만4374㎡ㆍ2만2498평)을 3.3㎡ 당 1755만원씩 총 395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한화생명 매각에 나서더라도 구체적인 인수 의향을 가진 원매자를 찾는 작업도 난항일 수 있다. 한화생명 시가총액은 7조5475억원에 달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할 경우 11조 ~ 12조원의 가치에 달할 수 있다. 이 정도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이거나 금융그룹 정도인데 현재 금융그룹은 우리은행 매각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고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 매각도 예정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삼성 등 몇몇곳에 불과하다는 추정속에 수일 전부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설이 돌았고 빅딜 발표 전날에는 삼성이 한화의 금융계열사를 가져가고 한화가 삼성의 화학 계열사를 넘겨받는다는 시나리오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화학적 통합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설계사 조직과 영업조직의 성격이 대부분 비슷하고 겹치는데다 당장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경우 독과점에 대한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총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각각 23.6%, 12.8%다. 일반실제로 이날 한화생명 주가는 장초반 9000원대 초반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진정되며 1.8% 상승으로 마감했다.

한화생명의 주요 주주로 예금보험공사(24.75% 보유)가 포진해 있는 것도 한화쪽에서는 신경을 써야 한다. 예보는 이전부터 한화생명의 사명 변경 당시부터 이의를 제기해 왔던 터인데다 공적자금 투입 등의 과거가 있는 만큼 한화그룹이 또다시 회사를 처분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삼성그룹도 금융의 삼성전자가 필요하다는 사내 목표가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 다른 금융사를 인수해 내수 시장을 확충하기보다는 해외 인수.합병(M&A)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하는 것이 더 목표에 가까울 수 있다. 또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 등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정책적 방침에 역행하는 면도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내부적으로도 금융 계열사를 더 슬림하게 구축하는 작업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한화생명을 포함한 금융계열사의 매각에 대비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룹 구조조정을 90년대 후반부터 진두 지휘했던 김연배 부회장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온 뒤로 한해 동안 벌써 두차례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태고 한화투자증권도 주진형 대표이사 체제에서 강도높은 구조조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제조업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외에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는 유통계열사(한화갤러리아, 한화타임월드 등)와 레저 계열사(한화호텔앤리조트 등) 등은 이번 빅딜 과정에서 일정부분 사업 재배치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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