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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美 전역 '분노의 물결'

퍼거슨 제외 대부분 평화적 시위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11-26 17:31 송고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25일(현지시간)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의 불기소 처분에 분노한 시위대가 이틀째 폭동을 일으켰다. © AFP=뉴스1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25일(현지시간)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의 불기소 처분에 분노한 시위대가 이틀째 폭동을 일으켰다. © AFP=뉴스1

미국 퍼거슨의 흑인 청소년 사살로 촉발된 미국민들의 분노가 미 전역을 덮고 있다.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에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대배심의 평결로 논란의 중심에 놓인 퍼거슨과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이틀째 소요사태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25일 "정의가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퍼거슨 경찰서를 중심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퍼거슨 경찰서 인근에는 장갑차량 2대가 배치됐고 도시 곳곳에서 폭력적 시위를 벌인 주민들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전날에도 피자가게와 화장품 가게 등 10여 채의 건물과 경찰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전날 체포된 주민들만 6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전날 파손되거나 전소된 상점들 주변으로는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일부 건물주들은 시위대로부터 건물을 지키기 위해 소화기 등을 동원한 채 지붕 위로 올라가 감시하기도 했다.
퍼거슨 주민 제임스 홀(56)은 갈수록 격화하는 소요사태에 "(폭력은) 또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애초에 그 경찰을 기소했더라면 퍼거슨에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미주리주 대배심의 평결에 분노한 주민들의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경찰이 해산하는 모습. © AFP=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미주리주 대배심의 평결에 분노한 주민들의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경찰이 해산하는 모습. © AFP=뉴스1

뉴욕에서는 시위대가 뉴욕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링컨터널과 트라이보로 브리지를 각각 봉쇄하고 타임스스퀘어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페퍼스프레이를 동원해 시위대를 통제했다. 

오클랜드와 애틀랜타에서는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면서 교통대란이 빚어졌고 보스턴에서는 시위대가 교도소를 지나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재소자들은 창문에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쓰는 것으로 시위에 힘을 보탰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밖에서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서부 오클랜드와 시애틀에서 동부 애틀란타, 필라델피아, 볼티모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도시에서도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성 시위가 계속됐지만 주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우려했던 폭력사태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500여 명의 시위대가 LA 경찰국에서 가두행진을 벌였고 포틀랜드와 덴버 등지에서는 시위가 벌어져 일부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170개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밤사이 격화한 퍼거슨 소요사태를 규탄하며 "건물과 자동차를 불태우고 타인의 소유물을 파괴하고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퍼거슨에서는 대배심의 결정에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에 총격을 가하거나 경찰차와 건물에 불을 지르고 주변 상점들을 약탈하면서 미주리 주정부가 주방위군 2200명을 투입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퍼거슨 폭력사태에 실망했다고 밝히는 한편 평화적 시위가 아닌 폭력을 조장하는 ‘범법 분자’들을 가려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퍼거슨 당국에 지시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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