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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도 결과도 확실했던 서울과 포항이 ‘어쩌다가…’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1-25 06:20 송고 | 2014-11-25 09:14 최종수정

포항은 지난해 ‘더블 크라운’의 주인공이다. 1983년 기치를 올린 대한민국 프로축구 역사에 정규 리그와 FA컵을 모두 거머쥔 팀은 2013년 포항 밖에는 없다. 게다 포항은 FA컵 2연패도 달성했다.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FC서울은 2010년과 2012년 K리그 챔피언이다. 모두 최용수 감독과 함께 거둔 쾌거다. 그리고 2013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다. 비록 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쳤으나 서울의 승승장구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랬던 포항과 서울이 잔인한 2014년을 보내고 있다. 이미 무관은 결정됐다. 타이틀이 문제가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ACL에 나서지 못한다. 둘 중 한 팀은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어쩌다가 운명의 장난 같은 매치업이 만들어졌는지 모를 일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오른쪽)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26일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내년 ACL에 나갈 확률이 높다. 잔인한 승부 앞에 섰다. © News1 DB
황선홍 포항 감독(오른쪽)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26일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내년 ACL에 나갈 확률이 높다. 잔인한 승부 앞에 섰다. © News1 DB

서울과 포항이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FA컵 결승으로 일정이 밀린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다. 그 FA컵 결승전 결과 때문에 이날도 또 다른 결승전이 됐다. 서울은 지난 23일 성남FC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2위에 머물렀다. 그 준우승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서울도 포항도 두렵고 괴로운 것은 매한가지다.

현재 3위는 포항이다. 16승9무11패로 승점 57점이다. 4위가 서울이다. 서울은 14승12무10패로 54점이다. 이날 승리하는 팀이 내년 ACL을 향한 막차를 탈 가능성이 농후하다. 포항이 이기면 간단해진다. 포항의 3위 확정이다. 하지만 서울이 승리하면 자리가 바뀐다. 골 득실에서 서울이 많다. 무승부가 되어도 오는 30일 최종전까지는 가야한다.

그야말로 단두대 매치가 아닐 수 없다. 지독한 인연이다. 중요한 고비 때마다 만나는 두 팀이다. FA컵 16강에서 맞붙었고 ACL 8강에서도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때마다 서울이 웃었다. 승부차기로 포항을 꺾었다. 황선홍 감독이 “솔직히 최용수 감독만 봐도 치가 떨린다. 이기겠다가 아니라 이겨야한다”는 각오를 다졌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도 마찬가지 상황이 됐다.

포항은 ‘스틸타카’라 불린 경쾌한 축구로 K리그를 평정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이 포항이 낸 성적은 호불호를 떠나 강한 인상을 준 게 사실이다. FC서울 역시 굵은 획을 그었다. 최용수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2012년 K리그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아시아를 호령했다.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를 표방했으나 필요할 때는 철저한 실리 축구를 구사했다.

요컨대 전북현대와 함께 자신들의 ‘색깔’도 ‘결과’도 확실했던 서울과 포항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모를 일이다. 26일 결과에 따라 확실하게 희비가 엇갈린다. 포항 혹은 서울을 내년 ACL에서 보지 못한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 살 떨리는 결과가 26일 공개 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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